한 노인이 서울 중랑구 일대에서 폐지 수집 노동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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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대표 국가로 조명돼 온 일본의 언론이 외려 한국의 고령화 속도와 노인 빈곤율에 주목했다.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은 13일 “한국은 2023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이 0.72명으로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초저출산에 직면해 있고, 고령화 역시 일본을 능가하는 속도”라며 이같이 짚었다.
고령화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 21%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다. 2024년 한국의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2%로, 초고령 사회에 일찍이 진입한 일본의 29.3%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아사히는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고령화) 속도”라며 “한국은 2018년 고령 사회가 됐는데, 고령화 사회로부터 18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8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으로 빠르다”라고 했다.
아사히는 또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약 40%로 일본의 2배 수준이라며 “서울 길거리에서는 골판지 등 폐품을 주우며 걷는 노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업자에게 폐품을 판 수입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노인 빈곤 문제의 대명사”라고 지적했다. ‘연금충’ ‘노시니어(존)’ 등 노인 혐오 현상도 거론했다.
이같은 분석은 오는 2050년 일본 내 65세 이상 ‘노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 가량인 45.7%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와 함께 소개됐다. 연구를 진행한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특히 도도부현 47곳 중 21곳에서 이 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32곳은 노인 1인 가구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을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나는 이유는 미혼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나이가 들수록 의료나 개호 서비스가 필요해지는데,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일본 내) 의료·개호 분야의 인재 부족이 심각해져 충분한 갖출 수 있을지 전망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개혁에 고심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 모두 마찬가지”라며 연금, 고독·고립, 빈곤 등 쟁점을 거론한 뒤 “양국이 서로의 실천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을 듯하다”고 했다.
아사히는 지난 2014~2015년 노인 복지 현실 등을 취재해 <노인지옥>이란 제목의 책을 발간한 바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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