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내세운 딥페이크 영상 조회수 625만여회 '화제'
"'AI 리터러시' 필요…AI 윤리에 대한 교육 실제로 이뤄져야"
'아파트' 뮤직비디오 속 로제와 브루노 마스 |
(서울=연합뉴스) 김연수 인턴기자 =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듀엣한 '아파트'(APT.) 뮤직비디오가 공개 20여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3억회를 넘어선 가운데 이를 패러디한 영상이 쏟아지며 또다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시에 유튜브에 올라온 '아파트' 패러디 중 상당수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이라는 점에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에 대한 주의 환기도 이뤄지고 있다.
황정민 아파트 패러디 영상(좌), grinemo 채널에 업로드된 아파트 패러디 영상 |
11일 현재 유튜브에서 '아파트' 패러디 영상 중 조회수 1위는 화성인 릴도지의 'APT KP'로 약 625만회를 기록 중이다.
2위는 제프프의 '황정민-APT'(약 473만회), 3위는 그리네모(grinemo)의 'APT. 애니메이션 풀 버전'(약 435만회), 4위는 빵송국의 '로젬&부르지마(ROZEM & Bruzi Mar) - 재건축(jaegunchuk) APT.'(약 353만회), 5위는 조씨의 'APT'(조회수 약 196만회)다.
조회수 톱 5중 실제 인물이 출연한 영상은 개그맨 곽범과 엄지윤이 출연한 빵송국 영상뿐이다.
딥페이크를 통해 만들어진 'APT(아파트)' 패러디 영상 |
특히 화성인 릴도지의 'APT KP'는 딥페이크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아파트'를 '로케트'로 바꾸는 등 원곡 가사를 현재 북한 문제에 맞게 개사해 문화계를 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북한 아오지 차트 1위', '원곡 가사 발음과 유사하게 패러디한 것이 참 대단하십니다' 등 2만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딥페이크를 통해 만들어진 'POWER' 패러디 영상 |
'APT KP' 영상이 인기를 끌자 같은 채널에는 지난 8일 가수 지드래곤의 신곡 '파워'(POWER)를 패러디한 또다른 딥페이크 영상 '돼지드래곤-파워'가 업로드돼 나흘만에 조회수 60만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쏟아지는 '아파트' 패러디 영상은 '아파트'의 세계적 인기를 반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놀이 문화'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영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딥페이크를 대중문화 관점에서 보면 범죄행위·음란물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없던 것들을 누리꾼들이 아이디어를 파생시켜 새로운 창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패러디 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 김정은·김여정이 등장한 패러디 영상은 대부분의 사람이 '가짜'라고 생각할만하고 콘텐츠에 딥페이크라는 설명도 붙었지만, 반대로 일반인들이 '진짜'로 여기며 깜빡 속아 넘어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제와 함께 '아파트'를 부른 브루노 마스가 뉴진스의 '하입 보이'를 부르는 딥페이크 영상이 앞서 등장해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나아가 딥페이크를 활용한 범죄도 증가 추세다.
딥페이크로 제작된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뉴진스 '하입 보이' 커버 영상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전문가들은 딥페이크를 통해 만들어진 영상을 소비할 때 'AI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미디어 리터러시(매체이해력)가 필요한 것처럼 AI에도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로 만들어진 영상이 진짜인지 아닌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며 "만약 영상이 가짜라면 패러디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김여정 '아파트' 패러디 영상은 누가 봐도 원본과는 다르기 때문에 패러디로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러나 패러디가 아니라 복제 수준으로 누군가의 정체성을 도용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는 "AI 모델을 만드는 기업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윤리적 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빅테크 기업이 딥페이크를 통해 만들어진 제작물에 워터마크를 표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용자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제재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학교나 회사 등 여러 공간에서 AI 윤리에 대한 교육이 실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y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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