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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두 얼굴의 맥도날드]③'10년 가맹계약' 족쇄…'계약갑질' 못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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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오른 아디다스 가맹계약 해지 사태

공정위, 가맹사업법 위반 직권조사 요구 봇물

맥도날드 가맹계약 거절…'10년 규정' 조항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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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장.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는 통역사와 함께 등장해 논란이 됐다. 곽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한국말로 답변했던 지난해와 달리 유창한 영어를 통역하도록 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22년 1월 온라인·직영점 위주 사업을 재편하면서 아디다스 대리점주 108명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이에 대리점주들은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공정위는 아디다스는 가맹계약이 아닌 대리점계약인 만큼 10년 가맹계약을 보장한 가맹사업법 위반이 아니라며 두 차례나 ‘심사 불개시’ 처분했다.

이에 지난해 국감장에 불려나온 곽 대표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달라"는 국회의원들의 요청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고,올해 국감에서 정무위원의 질의에 영어로 답변하면서 아디다스 사태 해결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당시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사실 확인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깊이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디다스 대리점주들도 가맹사업법을 적용받아도 본사의 사업 재편 방침에 따라 10년 이상 장기계약은 불가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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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10월21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에게 일방적 대리점 계약해지와 관련한 질의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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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장기 가맹점주 계약갱신 거절…공정위 처분내역·법원 결정문 보니
11일 본지가 한국맥도날드의 가맹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사건에 대한 공정위 처분내역과 법원의 결정문을 분석한 결과, 10년 가맹계약 보장을 명문화한 가맹사업법이 오히려 장기 가맹점주의 계약갱신 거절의 빌미가 됐다.

현행 가맹사업법 13조 2항에 따르면 가맹사업자는 최초 가맹 계약기간을 포함한 전체 계약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맥도날드 대구진천점의 가맹점주 여모씨는 2013년 4월부터 대구 지하철 1호선 진척역 인근의 맥도날드 진천DT(드라이브 쓰루)점을 운영하다 지난해 4월 한국맥도날드로부터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 당했다. 여씨는 한국맥도날드를 공정위에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신고하는 한편, 계약기간이 지난 후에도 맥도날드 매장을 본사에 넘겨주지 않았다.

이에 한국맥도날드는 여씨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단행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서울중앙지법은 본사 손을 들어주면서 "갱신계약을 체결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법률상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가맹본부가 갱신요청을 받아들여 갱신 등에 합의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결정할 자유를 가지는데 이 사건의 경우 한국맥도날드가 자체 기준에 따른 가맹점을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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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도 올해 8월 여씨가 신고한 한국맥도날드의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가맹사업법 13조에 따라 계약갱신요구권이 소멸됐다고 판단된다"고 무혐의 처리했다. 가맹점주들이 매년 실시한 가맹점사업평가에서 연속적으로 불합격 판단을 받았다는 점과 한국맥도날드가 계약갱신 전 마지막 평가에서 가맹계약 갱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고지했지만, 가맹점주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한국맥도날드가 직영점 전환을 위해 계약갱신을 거절했다는 가맹점주 주장에 대해서도 "평가결과가 양호한 가맹점의 경우 가맹계약이 경과한 후에도 직영점으로 전환하지 않고 가맹계약을 유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직영점 설립을 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것이라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평가 기준 자의적 …수익매장 직영점 전환"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한국맥도날드의 평가 기준은 객관성이 떨어지는 데다, 수익이 좋은 가맹점을 직영점 전환했다는 점에서 공정위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일례로 대구진천점의 경우 이물질이 발견돼 불합격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가맹점주 여씨는 "이물질은 1회 발견시 경고이고 2회 발견 시 영업정지인데 영업정시 사안은 없었다"고 반발했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가맹거래사)은 "가맹본부가 계약갱신을 거절해 논란이 된 사례를 보면 대개 장사가 잘되는 매장을 직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이거나 사업자들이 점주 단체를 만들어서 본사의 눈 밖에 난 경우가 많다"며 "계약갱신요구권의 취지가 최소 10년은 보장하라는 의미인데, 이것을 10년만 보장하면 되는 것처럼 가맹본부가 악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점주들은 장기 계약을 기대하며 돈과 시간을 투자해 매장을 꾸리더라도 본사가 10년 조항을 악용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계약이 종료되고, 또 정당화될 수 있다고 분통을 터트린다.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은 올해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점주 10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이들이 폐업하고 7명은 파산했다"며 "아디다스는 경쟁사와의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비용 절감만 하고, 고작 수익이 나는 매장을 빼앗거나 인기 제품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점주들을 줄파산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태가 정상 활동으로 용인되고 만연돼서는 안 된다"며 "악덕 기업의 행태가 근절되고 갑과 을이 상생하는 세상이 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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