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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서 반유대 폭력 사태...네덜란드 총리, COP29 불참하고 뒷수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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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내 이스라엘 축구팬 겨냥
뺑소니·구타·폭죽 공격 등
11일 내각회의에서 사태 논의
검찰 “체포 인원 늘어날 듯”


매일경제

7일(현지시간) 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에서 경찰들이 이스라엘 축구 팬들을 전철역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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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당국이 지난 7일 밤부터 8일 새벽 사이 이스라엘 축구팬들을 겨냥해 발생한 폭력 사태를 ‘반유대주의 증오 범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오는 11일 내각 회의에서 이번 폭력 사태를 논의하고 12일엔 반유대주의에 대처하기 위한 회담을 열 예정이다.

스호프 총리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도 불참한다고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혔다. COP29는 오는 11일부터 22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진행된다.

네덜란드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체포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60여명 가운데 40명은 공공질서 교란 혐의, 10명은 기물 파손 등 혐의로 벌금을 부과했다. 미성년자 2명을 포함한 4명의 용의자는 폭행 혐의로 여전히 구금 중이다.

앞서 지난 7일 암스테르담 요한 크라위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 축구팀 아약스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 간 유로파리그(UEL) 경기가 끝난 뒤 도시 곳곳에서 이스라엘 원정팬들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국에 따르면 7일 밤부터 8일 새벽에 걸쳐 신원 불명의 젊은이들이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며 도시 내 이스라엘 축구 팬들에게 뺑소니를 가했으며, 바닥에 쓰러진 이스라엘인을 집단 구타하거나 폭죽을 눈앞에서 터뜨리며 공격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폭력 사태로 이스라엘 축구팬 1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일부 마카비 팬들이 경기 전날 암스테르담 중앙 다암 광장에서 아랍인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과 함께 팔레스타인 깃발을 불태우고 택시 한 대를 공격하면서 이번 폭력 사태를 촉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피터 홀라 암스테르담 경찰서장에 따르면 6일 마카비 팬 10명이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구금된 바 있다.

경찰은 경기 당일 혹시 모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장 인근에 800명의 경찰관을 배치하고 마카비 팬들과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동선을 분리했다. 소셜미디어 상에는 마카비 팬들이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아 경기장으로 이동하며 “이스라엘군(IDF)에게 승리를” “가자지구에 학교가 없는 이유는 남은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등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펨케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은 이에 대한 질문에 “이번 폭력 사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할세마 시장은 또한 이번 공격에 앞서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유대인을 사냥하자’는 내용의 선동 메시지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폭력 사태를 과거 나치 독일에서 있었던 유대인 약탈사건인 ‘수정의 밤’에 비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영상 성명에서 “86년 전 내일은 유럽 땅에서 모든 유대인이 공격당했던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수정의 밤)였다”며 “이것이 돌아왔고 어제 암스테르담 거리에서 이를 축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정의 밤’은 1938년 11월 9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나치 독일 전역에서 독일인들이 유대인 가게를 약탈하고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 방화한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으로 밤새 91명의 유대인이 살해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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