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창작진 시스템 형성 과도기로 해석
기로에 선 '오징어 게임2', 부진 끊어낼까
넷플릭스가 시즌제 콘텐츠들에 대한 혹평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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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시즌제 콘텐츠들에 대한 혹평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스위트홈'부터 '경성크리처' 'D.P.' 등 많은 인기를 끌었던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후속작에서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옥2'가 야심 차게 돌아왔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인기와 화제성에 기대 시즌2 제작에 집중할 뿐 완성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물음표가 잇따르고 있다.
시즌제 드라마는 당초 할리우드, 글로벌에서 익숙한 시스템이었다. 국내에서 OTT 드라마들이 포문을 본격적으로 열면서 지상파, 케이블 채널들도 잇따라 시즌제 드라마들을 선보였고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흥행작의 시즌제' 공식이 보편화됐다. 인기의 척도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시즌제 제작은 열풍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지금의 시즌제 드라마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전작에 못 미치는 후속편이라는 지적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플랫폼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시즌제 제작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IP(지적재산권) 활용과 보장된 고정 시청증이 있다는 것은 시즌제 드라마 제작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위태로운 드라마 제작 환경 속 제작사들은 더욱 안정적인 이야기를 찾기 마련이다. 시즌제 드라마만큼 달콤한 열매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기획 단계에서 시즌을 고려하지 않고 만든 작품일수록 세계관 확장이나 캐릭터 통일성 유지 등 감안해야 하는 지점이 많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시즌제 드라마들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공개된 'D.P.2'를 시작으로 '스위트홈2·3' '경성크리처2' '지옥2', 영화 '독전2'까지 전편보다 높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비판받는 이유도 각기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형보다 나은 아우'가 나오지 못했다. 전작의 영광이 빛난 만큼 패배의 상처도 깊다.
문제는 이러한 시즌제 드라마의 흥행 실패가 K-콘텐츠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올해로 9년째 한국 콘텐츠 투자와 발굴에 집중하고 있지만 올해 유독 성장세가 주춤하다. '오징어 게임'과 '더글로리' 이후 '킥'으로 불릴 콘텐츠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연상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시즌제를 하기 위해선 물리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다. '지옥2'를 준비하면서 작업 시간의 호흡과 대중의 호흡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한국의 시즌제라는 형식이 한두 명의 크리에이터 위주로 집중이 돼 있는 상황이다. 해외처럼 시즌제가 빠른 시간 내 정착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문이 있다. 사실 한 산업에서 없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현재 한국은 과도기에 있다"라고 짚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드라마 IP를 장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창작진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시스템이 나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전 세계가 기다리는 '오징어 게임2'가 시즌제 드라마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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