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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 (월)

[앵커의 생각] 랩배틀엔 있고 국회에는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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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언사가 오가는 래퍼들의 랩 배틀에도 최소한의 규칙은 있습니다.

상대방 공연 도중 끼어들거나, 과도한 인신 공격을 하거나, 관객을 선동하면 안됩니다.

매주 수요일 정오 진행되는 영국 총리의 주간 질의, PMQs를 보면 토론에 기초한 의회정치는 정제된 랩 배틀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의장
"야당 지도자 케미 바데노크에게 마이크가 갑니다!"

케미 바데노크 / 英 보수당 대표
"총리는 '학생 정치'보다 나은 점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키어 스타머 / 英 총리
"야당 지도자가 우리에게 '학생 정치'에 관한 대단한 강의를 해주고 있습니다."

재치 있는 문답이 한차례 오간 뒤엔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권을 얻은 후 입을 엽니다.

우리나라 국회 모습은 어떻습니까. 끼어들기는 일상에 비속어를 섞은 모욕 주기, 마음에 들지 않는 예산은 모조리 깎는 힘자랑도 모자라, 이제는 국회 밖으로 나가면서 경기장까지 벗어났습니다. 랩배틀이었으면 실격감입니다.

노벨문학상과 빌보드 1위 곡, 세계 최대 e스포츠대회 우승이 모두 한국에서 나오는 시대에 국회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쫓지 못합니다.

예산정국을 맞아 단체 랩 방청이라도 하고 오길 권합니다.

시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홍연주 기자(playh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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