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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탁' 켜지자 환한 미소…'-40도' 마을 도착한 '따뜻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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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울 때는 영하 4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카자흐스탄의 한 마을에 집집마다 보일러가 놓였습니다. 우리 시청자들이 올봄부터 하나 둘 마음을 더해서 한뿌리인 현지 고려인들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물한 겁니다.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1930년대 강제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의 정착지 우슈토베.

일 년 중 절반이 겨울로 추울 땐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곳입니다.

지난 9월부터 우슈토베 내 고려인 마을에 가스보일러가 차례로 설치됐습니다.

[박 로자/고려인 : 너무나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긴 세월 동안 이들의 난방 연료는 석탄.

전 알렉산드라 씨네 역시 매년 겨울 우리 돈 30만 원에 6천 킬로그램의 석탄을 사야 했는데 이를 집안으로 옮기는 일, 난로에 넣을 수 있게 망치로 깨는 것도 온 가족에게는 고된 일과였습니다.

[전 알렉산드라/고려인 : 석탄 큰 덩어리는 난로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보일러 설치 비용은 한 집에 200만 원 정도.

지난 5월 SBS 희망TV가 방송을 통해 2억 원 넘는 후원금을 모았고 고려인 마을 100가구에 가스 보일러를 선물했습니다.

[다니엘 : 석탄을 깰 필요가 없으니까, 더는 다칠 일도 없어요.]

모든 설치를 마치고 가스 보일러가 처음 켜지는 순간.

[5, 4, 3, 2, 1]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카리나 : 이제 집이 따뜻할 거예요. 앞으로 석탄을 사지 않아도 되니 좋아요.]

장갑도 없이 석탄을 깨고 나르던 작은 손으로, 아이들은 한 글자씩 한글로 편지를 씁니다.

따뜻한 겨울을 선물 받은 고마움을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우리 가족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영상편집 : 이상민)

심우섭 기자 shimm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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