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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윤, ‘야당 추천 특검 위헌’이라지만…헌재, 박근혜 특검땐 전원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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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왼쪽 사진은 2017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 시절. 오른쪽은 지난 4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단독회담 중인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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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외국의 특별검사 제도를 예로 들며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김건희 특검법’이 위헌적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의 엄격한 특검 제도를 김건희 여사 수사를 막으려는 명분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별검사 제도는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운용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대로, 미국 의회는 특검 임명에 관여하지 않는다. 법무장관이 고위 공직자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외부 인사로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방식이다. 의회는 특검을 요청할 수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 법무장관이 임명하지만 미국의 특검은 독립적 위치에서 현직 대통령을 강도 높게 수사해온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수사 기간에 제한도 없다. 1994년 케네스 스타 특검은 빌 클린턴 대통령을 상대로 애초 부동산 거래 의혹을 규명하다가 르윈스키 스캔들 등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 직전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선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강도 높은 특검 수사를 받았다.



“국회가 사실상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이미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를 위해 야 3당이 후보 2명을 추천해 박 대통령이 박영수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특검 수사팀장으로 참여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윤 대통령 주장대로라면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 역할은 위헌적 행태에 가담한 일이 된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야당만 특검 추천권을 행사한 특검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헌법재판소는 2019년 2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특검 추천권은 “사건의 특수성과 특검법의 도입 배경, 수사 대상과 임명 관여 주체와의 관련성 및 그 정도, 그에 따른 특별검사의 독립성, 중립성 확보 방안 등을 고려해 국회가 입법 재량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라는 판단이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과 여당의 특검 추천권이 없으면 특검을 인정할 수 없다는 건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는 특검 제도의 근본 취지를 곡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형사법)도 “기본적으로 특검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미진할 때 도입하는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으니 특검을 못 하겠다는 건 특검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얘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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