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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다시 트럼프 시대] "눈에는 눈" 미중 관세전쟁 불가피...경제개혁·기술자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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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60% 관세 공격에 맞설 반격카드는

농산품 관세, 수출통제, 기업 블랙리스트 제재 등

테슬라 머스크, 미중갈등 '완충역할' 기대도

'중국판 추경'…경기부양과 경제개혁 '균형' 맞추나

수출 리스크 속 내수 중심 경제구조 전환도

아주경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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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를 앞둔 중국 지도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박에 맞닥뜨린 중국 경제가 수출에 의존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미·중간 무역전쟁이 또다시 격화한다면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

중국 민생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중국의 수출이 3% 줄어들 것이며, 특히 첨단산업을 비롯해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품이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시티은행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관세로 최악의 경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4%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추정했다. 경제성장률이 반토막 날 수 있단 이야기다.
트럼프 60% 관세 공격에 맞설 中 반격카드는

그럼에도 '트럼프 리스크'를 이미 한 차례 겪어본 중국은 트럼프의 공세에 맞닥뜨릴 준비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경제가 공급망 등 부문에서 미국과 이미 어느 정도 분리된 데다가, 중국 정부의 지원사격 속에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 분야도 미국의 제재도 뚫을 정도로 부쩍 성장했다는 것.

저우보 칭화대 국제안보전략 센터 수석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중국은 심리적으로 그를 다시 상대할 준비가 훨씬 더 잘돼있다"고 분석했다. 댜오다밍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최소 60%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도 당연히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면 중국이 반격 카드로 미국산 농산물을 첫번째 표적으로 삼아 고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대체할 농산품 수입국(브라질)을 확보하며 미국산 농산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기 때문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의 전체 대두 수입량에서 미국산 비중은 18% 미만이다. 2016년 40% 이상을 차지했던 것에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또한 중국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배터리 등의 필수 재료인 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 등 일부 희소 금속을 전략물자로 지정해 수출도 통제하고 있다. 향후 희토류 같은 미래 첨단기술에 필요한 중요한 원자재 수출 통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중국기업 제재에 맞서 '중국판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규정도 만들어 미국 기업을 제재할 도구도 갖췄다.

그럼에도 중국으로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를 전폭 지지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다. 상하이 테슬라 공장을 비롯해 중국과 광범위한 비즈니스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머스크 CEO가 미·중 갈등 속에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경기부양과 경제개혁 '균형' 맞추나

장기적으로는 미·중 대결이 장기화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경제 구조개혁과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장옌성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경제관찰보를 통해 "현재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5% 성장률 달성 여부가 아닌 장기적으로 잠재적 성장 능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해 단기 수요를 진작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론 미래 성장을 염두에 두고 경제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해 '중국판 추경(추가경정예산)'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심의 중인 재정정책은 오는 8일 주요 내용이 발표된다. 앞서 시장은 중국이 수년에 걸쳐 최대 10조 위안(약 1931조원)의 재정 부양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방정부 부채한도를 늘려 음성부채를 저금리 공식부채로 전환토록 함으로써 부채 리스크를 낮추는 게 핵심이다.

수출 대신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로의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 민생은행은 "중기적으론 (미국 제재를 피하는) 우회 수출과 산업 이전,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내수 확대를 통해 외부 불확실성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소비를 진작하고 디플레이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 더 큰 재정적자가 필요하다"고도 짚었다.

이처럼 미·중 갈등이 거세지면 우리나라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협협회 베이징지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맞선 중국의 반격에 대비하는 한편, 탈중국보다는 중국 내수시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시장이 있는 곳에 직접 투자하는 마켓쇼어링과 같은 시장 중심 접근법으로 중국을 공략,하고 관광·문화 등 서비스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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