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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청설’ 김민주 “꿈을 향해 달려가는 가을은 반짝반짝 빛난다” [SS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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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영화 ‘청설’ 김민주. 사진 | 플러스엠 엠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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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가을(김민주 분)은 수영선수다. 전국체전을 제패할 능력을 갖췄다. 농인(聾人)이라 가진 특권은 없다. 차가운 물 속, 50m 트랙을 쉴 새 없이 오가며 10년 세월을 바친 덕분이다. 가을에 앞서 태어난 여름(노윤서 분)은 동생 뒷바라지에 헌신한다. 그림자를 자처한다. 훈련 시간엔 수영장에서, 저녁 시간엔 아르바이트로 동생을 받쳐준 언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6일 개봉하는 영화 ‘청설’에서 여름 역을 맡은 노윤서는 지난달 31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가을이 가진 단단함이 좋았다. 꿈을 향해서 달려 나가는 모습이 반짝반짝 빛났다”며 “20대가 가질 수 있는 고민과 삶이 잘 녹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청설’은 언니 여름과 용준(홍경 분) 첫사랑을 다룬 영화다. 두 사람은 손이 말하는 언어로 가까워진다. 이건 오로지 가을 덕분이다. 무성(無聲) 영화에 가까울 정도다. 배우 음성이 들리지 않는다. 고요 속 각성하게 되는 건 세 배우가 아름답게 던지는 눈빛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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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주. 사진 | 매니지먼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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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고 대사를 하다 보니까 모든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감정을 보유하고 있단 느낌이었어요. 언니와 수영장 대화 신이 그랬거든요. 수어를 배우기 전에는 이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 될까 싶었어요. 수어를 배우고 연기하니 상황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어요.”

김민주는 손끝에 감정을 담았다. 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온 가을에 몰입했다. 감정에 충실해지자 모든 동작과 표정이 물 흐르듯 나왔다. 김민주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자연스럽게 감정이 실렸다. 표정이 훨씬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수영도 수어도 처음이었다. 물은 특히 무서웠다. 수영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수면 위로 뜨기 위해 남들보다 곱절이나 되는 시간을 쏟았다.

“방금 선수 같았어요.”

찰나의 순간, 칭찬이 날아들었다. 신기록을 달성하던 날 가을이 기뻐한 것처럼 날아올랐다. 김민주는 “수어와 수영을 배우면서 세상이 넓어졌다. 연습할수록 가을과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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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주. 사진 | 매니지먼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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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이었다. 가을과 여름은 멀어진다. 살던 빌라에 가스 누출 사고가 생긴다. 뒤늦게 현장을 빠져나와 응급실에 실려 갔다. 목숨은 건졌지만, 폐에 문제가 생겼다. 50m도 채 가지 못하고 숨을 참지 못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켜켜이 쌓인 시간이 야속하다. 속상한 가을을 위로하는 여름에게 손도 표정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김민주는 “언니가 자신을 돌보지 않고 헌신한 것, 모든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네 꿈이 내 꿈’이라고 하는 장면은 한 감정으로 표현하기 어려웠다”고 술회했다. 사고 후 긴 수영장 레일 위에서 쿨럭이며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장면은 애잔하기까지 하다. ‘청설’이 보여주는 가을-여름이 헌신과 위로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극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따뜻함을 느꼈으면 해요. 대사 없이도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눈을 보고 소통하며 저희가 느낀 걸 관객도 느낄 거로 생각해요. 공백을 메운 음악도 아주 좋다고 생각해요.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영화였으면 해요.”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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