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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트럼프 재집권, 치솟는 환율·금리…1,420원 전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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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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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6일 원/달러 환율과 시장금리가 일제히 뛰었습니다.

관세 인상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실행되면 물가, 인건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연내 원/달러 환율이 1.420원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8시 20분 현재 1,400.5원으로, 지난 4월 16일 장중 기록한 1,400.0원 이후 약 7개월만에 다시 1,400원대에 올라섰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정책·공약 영향을 외환시장이 예상하고 미리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트럼프 당선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비례해 달러 강세 현상이 심해졌다"며 "공약대로 높은 세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일찍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외환)파생전문위원도 "트럼프 당선 시 무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 물가가 오르고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건비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는 떨어지고, 달러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자본시장영업그룹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환율 급등은 대통령직과 상·하원을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이 모두 가져가는 '레드스윕(Red Sweep)'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이 구조에서는 미국의 글로벌 관세 부과, 재정적자 확대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미 대선 개표가 이뤄진 이날 하루 뿐 아니라, 앞으로도 당분간 원화는 '트럼프 효과'를 업은 강달러에 밀려 약세(가치 하락)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레드 스윕이 현실이 되면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져 수출 의존형 국가인 한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그 결과 환율도 1,400원을 넘어 1.42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낙원 전문위원 역시 올해 원/달러 환율 범위의 하단을 1.360원, 상단을 1.420원까지 내다봤습니다.

내년 상반기는 1천330∼1,400원 범위에서 움직이며 평균 1.360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1,400원 부근에서 시장의 저항이나 당국의 일부 개입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달러인덱스가 106.5 수준까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만큼, 환율 상단 예상치를 1,420원까지 열어 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국내외 금리도 전반적으로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기준금리의 경우 연준이나 한국은행이 모두 지난 3분기에 인하와 함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지만, 금리 하락기인데도 떨어지는 속도가 더디거나 극단적으로는 조만간 하락 기조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공약대로 고율의 관세가 내년 하반기부터 도입되면,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연준도 기준금리를 상반기 1∼2차례 인하한 뒤 조기 종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전문위원도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져 연방기금금리(FFR)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 말 4.5%, 내년 하반기 말 4.25% 정도까지 내려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미 이날 트럼프 당선 유력 소식만으로도 오후 2시 7분 현재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2.952%)는 전 거래일보다 3.5p(1bp=0.01%포인트) 올랐습니다.

10년물(3.119%)과 30년물(2.931%)도 각 4.4bp, 1.9bp 높아졌습니다.

오는 28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그만큼 줄었습니다.

연준의 통화 완화(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질수록 현재 1.75%p에 이르는 두 나라 금리 격차를 고려할 때 한은이 미국보다 더 빨리 기준금리를 낮춰 차이를 더 벌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당장 오는 6∼7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대로 0.25%p 또 낮아져 한·미 격차가 1.50%p로 좁혀질지, 아니면 이번 대선 결과의 영향으로 금리와 격차가 동결될지 주목됩니다.

더구나 트럼프 당선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안팎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한은으로서는 외환 리스크 탓에 추가 금리 인하를 더 망설일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은 반대로 이날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경제 분야 등에서 미중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세계 교역이 원활하지 않아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경우 달러나 금 등 이른바 '안전 자산' 선호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관계가 있습니다.

다만 같은 위험 자산인데도 '트럼프 수혜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가격이 일제히 올랐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장 중 한때 75,371.66달러를 기록, 지난 3월 기록했던 기존 최고가(73,797.98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이날 오후 8시 55분 현재 1비트코인 가격은 전일보다 6.46% 높은 1억238만1천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친(親)가상자산 이미지에 시장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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