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글에서 “헝가리에 좋은 아침”
일각선 ‘당선 확정 아닌데…’ 당혹
AFP 통신에 따르면 오르반은 이날 SNS 글에서 “헝가리에 좋은 아침입니다. 아름다운 승리로 향하는 길 위에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헝가리 국기와 미국 성조기 이모티콘도 첨부했다. 비록 오르반이 트럼프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 게시물을 두고 AFP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지도자들 가운데 미국 대선 결과를 언급한 첫 사례”라고 규정했다.
미국을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야인’이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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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을 올린 시간을 보면 7개 경합주(州)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두 주에서 트럼프가 승리를 확정지은 직후에 해당한다.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막판까지 박빙 경합을 펼친 7개 경합주 중 2곳에서 이기자 오르반이 ‘승기를 굳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오르반은 그간 대놓고 트럼프의 당선을 기원해왔다. 지난 10월 초 유럽의회 기자회견 당시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샴페인 몇 병을 터뜨리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미 대선을 닷새 앞두고선 SNS에 “오늘(10월31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다음 주 화요일(11월5일) 그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런 오르반을 가리켜 외신들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라고 부른다.
실제로 오르반은 트럼프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에도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와 따로 만나 밀담을 나누는 등 돈독한 우정을 과시해왔다. 그 때문에 EU 역내에선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경우 EU와 미 행정부 사이에서 오르반이 연결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EU 회원국 지도자 가운데 오르반과 더불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극우 성향의 정치인들이 트럼프와 ‘코드’가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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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점은 오르반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절친한 관계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EU 차원의 군사 지원에도 회의적이다. 그는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종식하고 평화 협상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그 일을 앞장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강조해왔다. 심지어 푸틴마저 오르반을 통해 백악관에 로비를 시도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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