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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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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5회 우승에도 ‘T1’은 만년 적자… 선수 연봉 오르는데 수익 모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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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이 이끄는 T1이 ‘2024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일명 롤드컵)에서 5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T1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만년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e스포츠 업계는 구단이 이윤을 낼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팀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T1)은 수년 전부터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T1은 지난해 매출 328억원을 거뒀지만, 영업손실이 120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이는 나아진 수치다. T1의 영업손실은 2021년 211억원, 2022년 166억원, 2023년 166억원으로 적자폭이 줄고 있지만 흑자 달성 시점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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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결승전에서 T1 선수들이 우승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라이엇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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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제작사 분담금이 고정수입… 팬덤 의존한 수익 구조

T1이 세계 최고의 e스포츠 구단이라는 타이틀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는 것은 e스포츠업계의 수익 구조 영향이 크다. LoL 선수단의 경우, LoL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의 한국지사 라이엇게임즈코리아에서 분담금을 받아 운영된다.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사가 지식재산권(IP)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나 축구 등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상파TV와의 중계권 계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지만, e스포츠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무료 인터넷 중계가 보편적이다.

e스포츠 구단이 개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팬덤(열성 팬 조직)을 기반으로 한 MD(유니폼 등 굿즈 판매 사업) 뿐이다. 여기에 기업 후원(스폰서십), 기념품 판매 수익, 대회 우승 상금 등으로 이윤을 낼 수 있다. 일부 구단은 e스포츠 아카데미를 운영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추가 수익을 낸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주최 측에서 중계권을 축소하면서 구단에 주는 금액을 줄이는 추세다. 페이커 같은 스타 선수가 있는 T1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적자다. 다른 구단들은 사실상 돈을 벌 방법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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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결승전에서 T1 페이커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라이엇게임즈 제공



◇ 높아지는 선수 연봉…”구단 감당 어려워”

팬덤의 ‘덕질(팬 활동)’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는 e스포츠 구단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는데 한계가 있다. 구단 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들의 연봉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수 연봉을 포함한 T1의 구단운영비는 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페이커의 경우 연봉이 약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T1뿐 아니라 국내 e스포츠 구단인 DK, 리브샌드박스, DRX, 농심레드포스 등도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LCK(LoL 한국리그)’에 참가한 10개팀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2020년 LCK 프랜차이즈 출범 이후 10개팀의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T1이 롤드컵에서 다시 우승하면서 선수들의 몸값은 지금보다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LCK는 지난해 스토브리그부터 균형 지출 제도(SFR)가 포함된 ‘샐러리캡’을 도입했지만,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SFR은 연봉 총액의 상한선을 두고 이를 초과하는 지출에 대해 사치세를 내는 제도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샐러리캡이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e스포츠는 수익 모델이 사실상 없다. LCK에서 도입한 샐러리캡도 미봉책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내 e스포츠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게임 제작사에 종속된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가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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