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수순 속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설문결과 공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신사옥 |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내달 국회에서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의 위탁운용사 절반 이상은 금투세 도입이 국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받은 '금투세 도입 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가 위탁운용사 27개를 대상으로 금투세 도입에 관한 의견을 설문한 결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16곳에 달했다.
중립은 10개, 긍정적으로 보는 위탁운용사는 1개에 불과했다.
금투세 도입이 국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위탁운용사들의 이유는 대동소이했다.
대부분 금투세 도입으로 국내 상장 주식에 부여됐던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소액 투자자의 이탈과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A 운용사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 투자자가 해외 증시나 부동산 등으로 이탈하면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량 감소와 저평가 지속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B 운용사는 "개인 투자자에게만 해당하는 세제 변화"라며 "(제도) 시행 시 기대수익률 하락으로 국내 개인 거래 비중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중립이라고 응답한 위탁운용사들은 "금투세 실시 전 단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찬반이 대립하고 있는 사안인만큼 보완 정책이 나와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등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현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며 중립을 택한 경우도 있었다.
위탁운용사 C는 "금투세 시행을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과도한 저평가, 취약한 수급기반 등을 고려할 때 오랜 기간 침체한 시장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무기한 유예해야 한다"고 했다.
유일하게 금투세 도입의 영향을 '긍정적'이라고 답한 D 위탁운용사는 개인 자산가가 종목 시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아지고, 연기금 자금력 안정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이 운용사는 "개인 대규모 자산가 집단의 자금 규모가 일부 감소한다면 일부 계좌의 집중 매수, 매도가 줄고 이를 추종하는 매매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며 "대규모 개인 자금이 일부 저유동성 종목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하고, 투자 규모를 부풀려 종목 시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지아 의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실제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절반 이상이 금투세 도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면서"서둘러 금투세 폐지 조치를 완료해 국민적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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