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4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서명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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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2026년부터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한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에 서명했다.
조태열 외교장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4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서명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어 국방부 국제정책관과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장이 이 협정의 이행약정에 대한 서명식도 진행했다.
서명된 협정은 국내 마지막 남은 절차인 국회 비준 동의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 비준을 거쳐야 정식 발효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SMA는 의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행정 협정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공식 협의를 시작한 이후 약 5개월간 8차례에 걸친 협의 끝에 지난달 3일 협정 본문과 이행 약정에 최종 합의했다. 협정은 2026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오른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하는 것이 골자로, 2030년까지 적용된다.
현행 협정 만료가 2년 가까이 남은 상태에서 한미 정부가 이례적으로 조기에 협상을 시작해 단기간에 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방위비 분담 문제가 한·미 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바이든 정부와 맺은 이 협정을 깨고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라고 말하는 등 선거운동 내내 한국의 방위비 대폭 인상을 거론하고 있다. 연간 100억 달러는 한국이 2026년 지불하기로 한미가 합의한 액수의 9배 가까운 금액이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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