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두 대통령, 결선투표서 재선 확정 후 "몰도바의 승리"
금품살포·허위정보 유포 등 러시아 개입 의혹에 선거전 '시끌'
대선 결선투표 결과에 기뻐하는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친유럽과 친러시아의 진영 싸움으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동유럽의 소국 몰도바 대선 결선투표에서 친유럽 성향 후보인 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CEC)에 따르면 이날 현재 개표가 약 98% 이뤄진 가운데 친유럽 성향의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은 54%의 표를 얻어 친러시아 정당의 지지를 받는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득표율 46%)을 누르고 재선을 확정 지었다.
이날 결선투표에는 168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투표율은 약 54%를 기록했다.
산두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대선 1차 투표에서 약 42%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지만, 과반 득표에 못미쳐 약 26%의 지지를 받은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과 결선투표에서 맞붙었다.
산두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승리 선언을 하고 "몰도바가 승리를 거뒀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그는 "친애하는 몰도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이 역사책에 기록될만한 민주주의의 교훈을 줬다. 자유, 진실, 정의가 승리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몰도바 대선은 친유럽과 친러시아의 진영 대결로 전개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산두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 러시아의 간섭과 부정부패를 몰도바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경쟁자인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부패 척결 실패를 이유로 산두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된 인물로, 그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EU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 관계도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몰도바 대선에서는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몰도바 당국은 친러시아 사업가 일란 쇼르를 중심으로 친러시아 세력이 최대 30만명의 유권자에게 산두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며 금품을 살포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해 선거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몰도바 당국은 이번 결선 투표일에도 "공격, 도발, 불안정을 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몰도바 경찰은 러시아 당국이 러시아 거주자들이 벨라루스와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 내 몰도바 공관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외 투표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이나 허위 폭탄 공격 위협 등도 있었다고 몰도바 당국은 덧붙였다.
러시아는 몰도바 측의 선거 개입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몰도바 대선을 지켜보고 있으나 개입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산두 대통령이 재선을 확정 지은 직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X)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몰도바와 몰도바 국민의 유럽 통합적인 미래를 향해 계속 협력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EU 가입 찬반을 놓고 지난달 20일 치러진 몰도바 국민투표에서는 '찬성'이 50.35%의 지지율로 과반 득표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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