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미국 5센트 동전 /사진=몬티첼로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5센트 동전에는 개인 주택 한 채가 새겨져 있다. 버지니아주에 있는 '몬티첼로'라는 건물이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언덕'을 뜻하는 이곳은 미국 주택으로서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 집을 직접 설계한 주인은 5센트 동전은 물론 2달러 지폐에도 등장하는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1801년 3월~1809년 3월)이다.
제퍼슨은 1743년 버지니아주 서부 앨버말에서 대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그는 14세 때 토지 약 300만평과 노예 수십명을 거느린 집안의 가장이 됐다. 1767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법조인 경력은 길지 않았다.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불과 2년 뒤인 1769년 버지니아 자치 의회 의원이 됐다.
정치에 입문한 지 7년 만에 제퍼슨은 미국 역사에 중요한 업적을 세운다. 1776년 제퍼슨은 훗날 2대 대통령이 되는 존 애덤스, 벤저민 프랭클린, 로저 셔먼, 리빙스턴과 함께 독립선언문 기초위원 5인에 선출됐다. 이들 중에서도 뛰어난 문장가였던 제퍼슨이 독립선언문 초안 작성을 도맡았다. 이후 1779년 버지니아 주지사, 1783년 연방의회 의원, 1785년 프랑스 주재공사를 거쳐 1789년 조지 워싱턴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에 취임했다. 1797년 존 애덤스 정부의 부통령을 거쳐 1800년 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존 트럼불 '독립선언' /사진=몬티첼로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통령 시절 제퍼슨의 가장 큰 업적은 1803년 루이지애나 매입이었다. 당시 루이지애나는 미시시피강에서 로키산맥에 달하는 지대로 오늘날 미국 중부 지역에 해당한다. 100년 동안 프랑스와 에스파냐(스페인)가 번갈아 소유권을 주장하던 땅이었다. 하지만 두 나라가 아메리카 식민지 경영에 재정 압박을 느끼는 것을 눈치챈 제퍼슨이 신속히 협상을 벌여 루이지애나를 1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 거래는 현재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미국의 광활한 영토 수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루이지애나 매입은 제퍼슨의 농업 중심 사고를 보여주는 결정이었다. 농장주 출신인 그는 농업이 공화국의 근간을 이루며 미국 사회의 기초는 독립적인 농민에 의해 지탱된다고 믿었다. 농업을 국가 경제의 기초로 본 그는 자영농을 보호하고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던 루이지애나 매입은 당시 미국 영토를 두 배로 늘렸으며 현재 영토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이후 미국은 1840년대 서부 지역과 멕시코 일부를 합병해 현재 영토를 확정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샬럿츠빌에 있는 토머스 제퍼슨 사저 '몬티첼로' /사진=몬티첼로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퍼슨은 1804년 재선되고 1809년 정계에서 은퇴했다. 40여년간 정치 생활을 지속했지만,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그의 수많은 직업 중 하나였다.
그는 철학자, 건축가, 발명가, 농장주, 원예가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다. 특히 건축가로서 미국 초기 건축 양식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임기 중에 그는 버지니아주 의회 의사당을 시작으로 미국 행정기관의 건축을 주도했다. 이 영향으로 현재 미국 관공서 건물들에는 로마 시대 건축 양식을 좋아한 그의 취향이 담겼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도서관 전경 /사진=버지니아대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건축가로서 제퍼슨의 대표작으로는 198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몬티첼로와 버지니아대학교가 있다. 사저인 몬티첼로는 대통령이 되기 전인 1768년에 건축을 시작해 대통령 은퇴 직전인 1808년 현재와 같은 형태로 완공됐다. 몬티첼로는 이후 미국 주택 양식 중 하나로 이어졌다. 퇴임 후 설립한 버지니아대에는 로마 판테온 신전을 절반으로 축소한 도서관 건물이 유명하다. 제퍼슨의 건축 표현은 새로운 아메리카 공화국에 대한 열망과 미국의 국가적 성숙을 기대하는 문화적 실험으로 평가받는다.
제퍼슨은 독립선언 50주년 기념일인 1826년 7월4일 몬티첼로에서 사망했다. 여러 분야에서 영향을 미쳐 '몬티첼로의 현자'로 통하던 그가 직접 작성한 묘비명에는 본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세 가지 업적이 담겼다. "독립선언서, 버지니아 종교 자유법의 작성자, 버지니아대학교의 설립자인 토머스 제퍼슨 여기에 잠들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