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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유명무실 '구매 제한'…"국가가 허락한 도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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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허가한 사행성 게임인 스포츠 토토가 도박처럼 성행하면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생겼습니다. 그래서 10만 원까지만 살수 있게 제한해놨는데, 문제는 이 제도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그 실상을 정형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6살 최 모 씨는 지난 6월 스포츠토토로 억대의 빚을 지게 되자, 아내와 어린 아들을 뒤로한 채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정부도 인정한 합법적인 게임인데 어떻게 중독에 이르게 된 것인지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최 씨 아버지 : 우리 며느리가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예전에 자기가 (남편이) 하는 걸 봤는데, 이거는 정부에서 하는 거라 합법적인 거니까 아무 문제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스포츠토토의 한 회차 당 구매 상한액은 온라인으로는 5만 원, 판매점에선 10만 원입니다.

그런데 고인 계좌를 살펴봤더니 한 번에 몇십만 원은 기본이고 백만 원 넘는 돈을 송금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판매점에 SNS로 구매를 요청한 뒤 송금한 건데, 그렇게 3년 동안 판매점 2곳에서만 2억 3천만 원어치 스포츠토토를 샀습니다.

이렇게 SNS를 통한 비대면 거래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공공연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게 현실입니다.

[불법 판매점주 : 모든 판매점이 그렇게 하고 있고요. 여기서 내가 판매를 못 해주겠다, 그러면 다른 판매점 바로 옆에 있는 판매점 가고….]

10만 원 구매제한이 있으나 마나 한 겁니다.

이번엔 취재팀이 한 판매점을 찾아가 스포츠토토를 사봤습니다.

같은 회차의 게임을 10만 어치씩 두 번 샀지만 아무런 제지도 없었습니다.

[판매점주 : 똑같은 거예요? (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좀 기다려야 돼요?) 바로 못 찍어내요 회사에서.]

이곳에서 20만 원어치를 산 뒤에 인근 판매점에서 10만 원어치 이상을 또 살 수 있었습니다.

판매점 여러 곳을 돌면 몇백만 원어치도 살 수 있는 겁니다.

[김재원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 국민이 사행성으로 가는 방향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제도적으로 우리가 울타리를 만들어서 보호해야 하는 문제다.]

정부의 무관심과 스포츠토토 수탁 사업자의 방임 속에 도박 중독을 막을 구매 제한 조치가 유명무실한 현실, 불법 판매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경륜, 경정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용자 인증 카드제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정형택 기자 good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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