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발언으로 여론 출렁
트럼프 지지 연예인, 라틴계 등 겨냥
“떠다니는 쓰레기섬” 막말 거센 파문
이튿날 바이든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상황 역전… 트럼프 측에 맹공 빌미줘
해리스 “상대비판 반대” 진화에도 여진
이코노미스트 “선거인단 269명씩 동점”
앞선 트럼프 승리 예측 결과와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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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 대선판이 양측에 잇따라 터진 ‘쓰레기(garbage)’ 발언으로 여론이 출렁이면서 요동치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섬‘으로 지칭한 데 이어 조 바이든(사진)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쓰레기’라고 언급하자 양측은 부동층 표심을 잡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서로 상대에 대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시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10월24일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에서 한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미국)는 전 세계의 쓰레기통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엔 이 언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 중남미 국가의 범죄자들이 미국에 불법으로 침입해 치안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해왔기에 큰 논란이 없었다.
하지만 같은 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에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섬”이라고 발언하자 쓰레기 발언과 관련한 모든 것이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미국 내 600만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들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공분을 산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힌치클리프의 발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곧바로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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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이 터져 나오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 행사에 앞서 취재진이 힌치클리프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발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미국인의 절반가량을 ‘쓰레기’라고 지칭한 것으로 읽힌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언급한 것은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를 쏟아낸 특정 코미디언의 발언에 대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유세를 위해 출발하기 전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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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도 혼조세를 거듭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표한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538명의 선거인단 중 절반인 26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동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선 예측 모델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확률은 50%로 상승해 트럼프 전 대통령(50%)과 동률을 이뤘다. 이코노미스트는 선거 구도가 초접전 양상임에도 각 주 선거인단을 승자가 독식하는 미국 대선 제도 때문에 실제 선거에서는 뚜렷하게 승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초박빙 조사에도 실제 판세는 초박빙이 아닐 수 있다는 최근 CNN 분석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77)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려 “나는 공화당원이기 전에 항상 미국인일 것”이라며 “그래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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