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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일본에서 트레이드 접하고 부랴부랴 귀국…김민 “미안한 KT, 감사한 S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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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SSG로 이적한 김민. 사진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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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자신의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김민(25)은 일본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귀국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랴부랴 항공편을 구하고 탑승 수속을 마친 뒤에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31일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오른손 투수 김민을 SSG 랜더스로 보내고 왼손 투수 오원석을 받는 맞교환을 단행했다.

깜짝 트레이드였다. 둘 모두 KT와 SSG가 애지중지 키운 20대 초중반의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김민과 오원석은 2018년도와 2020년도 1차 지명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1999년생인 김민이 나이는 2살 더 많지만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의 의무를 마쳐 나이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

왼손 투수가 부족했던 KT는 이번 트레이드로 마운드를 강화했고, SSG는 김민을 데려와 선발진을 보강했다는 평가다.

트레이드 발표가 나던 날, 김민은 일본 와카야마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었다. 동료들과의 캐치볼을 위해 장비를 챙기던 중 소식을 들었다. 이어 급하게 항공편을 구해 공항으로 향했다.

김민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트레이드라 믿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팬들께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러 게시물을 올려주셨다. 그 사진에는 내가 아직 KT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더욱 마음이 헛헛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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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신인 시절의 김민. 사진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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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은 유신고 시절부터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프로 데뷔 후에는 즉시전력감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제구 난조와 경기 운영 능력 부족으로 1군에서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올 시즌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앞세워 필승조로 발돋움해 71경기에서 21홀드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친정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훈련지를 떠났다는 김민은 “눈물은 나지 않았다”면서도 “KT에는 죄송한 마음이 크다. 데뷔 때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그러지 못했다. 올 시즌 조금이나마 내 몫을 한 터라 아쉬운 마음이 더욱 크다”고 했다.

다행히 새로 둥지를 틀 SSG와 김민 사이에는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베테랑 3루수 최정이다. 김민은 “부모님께서 (최)정이 형의 오랜 팬이시다. 형의 부모님과도 친분이 깊으시다”면서 “사실 내가 야구를 시작한 계기가 정이 형이기도 하다. 아들을 형처럼 키우고 싶으셔서인지 부모님이 내게 일찌감치 야구를 시키셨다. 그래서 학교도 형과 같은 곳으로만 보내셨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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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KT 김민. 이날 경기가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마지막 등판이 됐다. 사진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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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의 모교인 대일초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김민은 야구부 해체 문제로 수진초와 숭의초를 거쳤다. 중학교 때부터는 다시 최정을 따라 평촌중과 유신고를 나왔다. 이어 SK 와이번스의 2005년도 1차 지명 최정처럼 13년 뒤 KT의 1차 지명 선수가 됐다.

이제는 최정과 한솥밥을 먹게 된 김민은 “벌써 선발투수 전환 이야기가 나오더라. 올 시즌 제대로 해본 불펜투수가 체력적으로는 더 힘들었지만, 스타일은 나와 맞는 느낌이 들었다. 구단과 잘 상의해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SSG 구단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트레이드가 헛되지 않도록 준비해 내년 시즌 더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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