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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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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열도에 트로트를 심다…nCH엔터 정창환 대표 "신선함=개척자의 소명"[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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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도쿄돔은 더 이상 아이돌에게 닿을 수 없는 ‘꿈의 무대’만은 아니다. 2007년 5월 가수 비가 K팝 가수 최초로 도쿄돔을 밟았고, 2009년 5월 아이돌 그릅 최초로 도쿄돔에 입성한 이후, 슈퍼주니어, 빅뱅, 카라, 2PM, 샤이니, 엑소, 트와이스, 블랙핑크가 차례로 도쿄돔을 밟으며 열도 속 K팝 성공 신화를 썼다.

4세대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고서는 더욱 속도가 붙었다. 아이브와 에스파는 데뷔 2년 9개월 만에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쳤고, 뉴진스는 1년 11개월 만에 도쿄돔에서 팬미팅을 열고 현지 팬들을 만났다. K팝 톱 아이돌에게 ‘도쿄돔 입성’이 당연한 수순이 된 지금이지만, 일본에서 K팝 한류를 다지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

nCH엔터테인먼트 정창환 대표는 일본 내 한류를 다진 주역으로 손꼽힌다. SM엔터테인먼트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엔터업에 처음으로 몸담은 그는 2017년까지 ‘SM맨’으로 일하며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이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공을 세웠다. 이후 SM C&C 대표, CJ ENM 음악사업부 상무를 거쳐 nCH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한일 양국에서 동시 방송된 채널A 오디션 ‘청춘스타’ 우승팀 엔싸인을 정식 데뷔 전부터 아레나 공연장 입성을 확정하고 일본에서 홀 투어를 매진시키는 인기 그룹으로 키워내며 매니지먼트 능력을 입증했다.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는 아이돌을 매니지먼트하고, SM타운 등 초대형 콘서트를 연출하며 쌓은 날카로운 촉은 그를 아이돌 외에도 프로그램 제작자로도 성공하게 만들었다. 최근 일본에서 방송된 ‘트롯 걸즈 재팬’은 정창환 대표가 기획,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트롯 걸즈 재팬’은 일본을 대표하는 ‘트롯걸’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nCH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자회사 nCH 재팬, 일본 최대 방송사 후지티비 자회사 넥스텝 등을 비롯한 11개 회사가 모인 트롯 걸즈 재팬 제작위원회가 제작하고, 일본의 최대 위성방송 와우와우, 일본 최대 OTT 플랫폼 아베마까지 총 3개 채널을 통해 동시 방송, K-트로트의 매력으로 일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우승자 후쿠다 미라이를 비롯해 ‘트롯 걸즈 재팬’이 낳은 일본 최초의 트로트 스타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트롯 걸즈 재팬’은 우연으로 만들어진 결실은 결코 아니다. 정창환 대표는 한국에 트로트 오디션 붐이 불어닥친 약 3년 전부터 일본에서도 트로트가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굳게 닫혀 있던 일본 시장의 문을 어렵게 열었다.

정창환 대표는 “일본에서는 확실히 ‘트로트’라고 하면 굉장히 생소하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을 한다면 분명히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처음에는 일본의 엔카가 한국의 트로트와 동일선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일본 시장에서 여러 시도를 해보니 조금은 다른 세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일본은 다양한 장르가 전방위적으로 발전을 하면서 오히려 엔카 시장은 마이너하게 축소된 반면, 한국에서는 트로트가 오히려 기세를 발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엔카를 대중화시키는 것이 저한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렇다면 저한테는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생소한 트로트를 오히려 범위를 넓혀서 접근한다면 사람들이 좀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을 했고, 궤도에 오르는데 3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이 굉장히 길었다”라고 말했다.

왜 트로트여야 하는가. 일본에 이를 설득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창환 대표는 “말이 쉽지, 처음에 일본 사람들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미디어에서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 사람들에게 ‘젊은 사람들이 지난 시대에 있는 향수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너희의 세분화된 음악 장르를 트로트에 다 포함시켜야 새롭게 보일 수 있다고 설득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에게 설득과 설득을 거쳤다. 일본에 가서 트로트가 변형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변형이 되면 뭐 어떤가, 트로트라는 이름이 좀 더 알려지는 게 낫지 않을까. 한국의 김치가 일본에 가서 한국 본연의 맛과 조금은 바뀌더라도 김치가 되는 게 중요하지, 아무도 안 먹으면 글로벌화는 결코 될 수 없다. 처음에는 낯설어 김치를 달게 먹고 매운 김치는 손도 못 대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국 본연의 김치 맛을 오히려 더 궁금해하게 된다. 트로트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K-트로트 진수가 알고 싶어’, ‘원조가 알고 싶어’가 되는 거다. 그렇게 물꼬를 텄다.

이제는 ‘트롯 걸즈 재팬’ 친구들이 한국에서도 각광을 받다 보니까 일본에서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진다. 출연자뿐만 아니라 트로트 자체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트로트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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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걸즈 재팬’의 성과는 방송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트롯 걸즈 재팬’ 출연자들과 ‘현역가왕’ 출연자들의 협업 프로그램인 ‘한일가왕전’의 성공으로 일본 내 트로트 오디션 붐이 불고 있다. TV조선은 하반기 ‘미스터트롯3’ 론칭에 맞춰 일본 버전 ‘미스터트롯 재팬’까지 제작해 트로트 한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내 트로트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정창환 대표는 “트로트 오디션이 일본에서 생겨나면 저 역시 좋다. 김치가 잘 되면 김치 말고 다른 메뉴를 빨리 만들어서 이 인기를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웃으며 “내년이 한일교류 60주년이기도 하다. ‘트롯 걸즈 재팬’ 친구들은 트로트를 하는 첫 일본 가수다. 한국의 음악 장르인 트로트로 처음 가수가 된 일본인이니까 ‘너희가 최초다. 자부심을 가져라’라는 말을 한다. 친구들에게는 늘 ‘너희가 트로트라는 이름을 많이 알릴 수 있게 뛰어다녀야 한다. 나도 열심히 힘 닿는 한 매니지먼트 하겠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트로트를 ‘붐업’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한일교류 60주년인 만큼 여러 가지로 기획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한류 활로를 개척하며 ‘일본통’으로 자리잡은 정창환 대표는 “당시 SM에서 실무진으로 일을 했었던 사람이긴 하지만, 보아가 외국인으로 현지화 아티스트로 일본 시장에 먹혔을 때 큰 뿌듯함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당시 철옹성이었던 쟈니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동방신기가 이를 뚫고 남자 그룹으로는 최초로 성공한 것,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이 이어서 새로운 K팝 스타로 자리잡은 것이 뿌듯했다”라고 했다.

정창환 대표는 CJ ENM 재직 시절 ‘프로듀스101’ 포맷을 일본에 수출해 ‘프로듀스101 재팬’을 탄생시켰다. ‘프로듀스101 재팬’이 낳은 JO1(제이오원), INI(아이엔아이) 등은 J팝을 대표하는 스타로 활약 중이다. 보아, 동방신기 등 아티스트와 함께 일본 시장의 개척자가 된 그는 다음으로는 오디션 포맷을 수출했고, 이번에는 ‘트롯 걸즈 재팬’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를 일본에 진출시키며 한류의 ‘판’을 키웠다.

정 대표는 “아티스트, 포맷, 장르, 이제는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에는 신무기를 가지고 일본을 공략하는 준비를 하려고 한다. 그것은 조금 더 진일보하고, 발전적인 것이어야 할 것 같다. 전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도전하는 일을 좋아한다. 사실 회사 직원들은 힘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으며 “사실 돈은 다음에 오는 사람들이 더 쉽게 벌 수도 있겠지만,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이 개척자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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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H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위대한 일들이 벌어지는 사이의 공간(The Space Between Where Great Things Start)’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회사 로고를 리브랜딩했다. ‘자연(Nature), 우주(Cosmo), 사람(Human)’의 줄임말인 nCH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정창환 대표는 영상, 퍼포먼스, 비주얼 등 눈에 보이는 것들을 ‘자연’에, 소리, 대사, 아티스트들의 정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우주’라는 단어에 더했고, 이 두 가지를 결합해 궁극적으로 ‘사람’을 향하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큰 뜻이 회사 이름에 담겨 있다.

설립 10주년을 향해 우상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정 대표는 ‘늘 위대한 것이 시작되는 곳은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생각을 회사의 대표 캐치프레이즈에 담았다. 로고 리브랜딩과 함께 손에 별을 든 어린왕자를 표현한 심볼도 새롭게 제작했다.

“고객 혹은 관객 등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과의 사이, 그 사이를 잇는 뭔가에서 늘 위대한 일들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우리가 만든 걸 너희에게 주겠다’는 게 아니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늘 어린왕자 같은 소년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심볼 속 어린왕자는 손에 별을 들고 달려가고 있는데, 저희의 스타를 위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는 의미다.”

“별들이 아름다운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꽃 한송이 때문이야.” 회사의 심볼인 ‘어린왕자’에 나오는 말처럼, nCH엔터테인먼트에는 아름다운 별들과 이들을 빛내기 위해 노력하는 50명에 가까운 꽃들이 존재한다. 정창환 대표는 아름다운 별도, 눈에 보이지 않는 꽃도 모두 행복한 회사를 준비하고 있다. 즐겁게 만드는 콘텐츠가 결국 세상을 즐겁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nCH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한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존경받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라며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알 수 있고, 또한 사랑받을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nCH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들도 ‘열일’하며 밀고 끄는 성장 중이다. 엔싸인은 일본 두 번째 싱글 ‘에버블루’를 발표했고, 연말 일본 홀 투어를 전회차 전석 매진시켰다. 배우 백서후는 ‘낮과 밤이 다른 그녀’로 코리아드라마어워즈에서 신인상을 수상했고, 우다비는 ‘정년이’에서 용감하고 현명하고 강단 있는 매란국극단 연구생 홍주란을 연기하며 드라마 인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창환 대표는 “올해 엔싸인이 열심히 활동을 해줬다. 제프 투어를 했다가 홀로 공연 장소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더욱 열심히 하는 중이다. 일본에서 훌륭하게 활동했듯이 미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라며 “백서후도 주목을 받아서 기쁘고, 우다비도 ‘정년이’에서 선전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기존에 하고 있었던 일은 더 업그레이드하면서도 더 진일보한 신소재로 일본에서 두어 개 정도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도 3~4년 정도 준비한 작품이 결실을 맺어서 내년에 2작품 정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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