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가운데)이 한국시리즈 뒤풀이 행사에서 우승 공약으로 내건 ‘삐끼삐끼 댄스’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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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키는 1m65㎝. 별명은 ‘작은 거인’이다.
최고의 무대에서 맹타를 휘두른 김선빈(35)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통산 12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KIA는 지난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이겼다. KIA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우수선수상(MVP)은 내야수 김선빈에게 돌아갔다.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99표 중 46표를 받아 김태군(45표)을 한 표 차로 제쳤다. 김선빈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을 기록했다.
김선빈은 “(김)태군이가 MVP를 받아도 인정했을 것”이라며 친구인 포수 김태군(35)의 어깨를 두드렸다. 부상으로 모기업인 KIA 자동차의 전기차량을 받은 김선빈은 “장모님께서 이미 알아보고 있다”며 웃었다.
광주 출신 김선빈은 전남 화순초·중·고교를 졸업했다. 자연스럽게 고향 팀인 타이거즈 선수가 되길 원했고, 2008년부터 KIA에서 줄곧 뛰고 있다. 처음으로 광주 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기쁨도 크다. 김선빈은 “홈구장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했다는 게 더욱 기쁘다”고 했다.
김선빈은 올해 우승으로 세 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그러나 이번 우승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09년엔 아예 한국시리즈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2017년엔 유격수로 나서면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을 기록하며 ‘명품 조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세 번째 한국시리즈에선 당당히 우승의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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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은 “2009년에 엔트리에 들지 못해 TV 리모컨을 집어 던졌다. 억울하고 화가 났다. 2017년은 전역하자마자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올해 우승하면서 더 큰 감동을 느꼈다. 지금은 고참이기 때문에 더욱 울컥했다”고 말했다.
김선빈은 화순고 시절 투수와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청소년 대표로도 발탁됐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선 2차 6라운드에서 간신히 이름이 불렸다. 사실상 ‘뒤에서 8번째’로 뽑힌 셈이었다. 작은 체구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신체적 불리함을 딛고 주전 유격수로 성장했다. 2017년엔 타격왕까지 차지하면서 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
김선빈은 “프로 데뷔 때부터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계가 있다’는 편견과 싸워야 했다. 요즘은 키 작은 선수들이 많아졌는데 대부분 잘하고 있다. 이번에 내가 MVP를 받으면서 (키 작은 선수는 안된다는) 편견을 깨뜨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우승을 차지하면 ‘삐끼삐끼 춤’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삐끼삐끼 춤’은 KIA 투수가 삼진을 잡을 때마다 치어리더가 음악에 맞춰 잔망스럽게 추는 춤이다. 이 감독은 우승 뒤풀이 행사에서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을 즐겁게 했다. 김선빈과 양현종, 최형우, 제임스 네일, 김도영 등 선수들도 동참했다.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 선수단은 두둑한 포상금을 받게 됐다. KBO 규정에 따르면 정규시즌 우승팀에게 제반 비용(약 40~50%)을 제외한 포스트시즌 수익금의 20%를 먼저 배분한다. 그리고 나머지 금액의 50%를 한국시리즈 우승팀에게 준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가 전체 금액의 60%를 가져가는 셈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 전 경기(16게임) 매진을 기록했다. 총 관중은 35만3550명으로 역대 네 번째지만, 입장료 총액은 약 146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인 103억9223만원(2012년)을 훌쩍 넘어섰다. KIA가 받을 금액은 약 52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LG 트윈스(29억4300만원)의 두 배에 가깝다.
우승팀 모기업은 배당금의 50%를 보탤 수 있다. 이에 따라 KIA 선수단은 총 78억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승 보너스는 기여도에 따라 선수 및 코칭스태프에 차등 분배한다.
■ 김선빈은 …
◦ 생년월일 : 1989년 12월 18일
◦ 키·체중 : 1m65㎝·72㎏
◦ 별명 : 작은 거인
◦ 출신학교 : 화순초-화순중-화순고
◦ 투타 : 우투우타
◦ 연봉 : 6억원
◦ 경력 : 2008년 KIA 2차 6라운드 지명
◦ 정규시즌 성적 : 타율 0.329(242타수 57안타) 9홈런 57타점
◦ KS 성적 :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타점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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