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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태원 참사 그 후…생존 피해자에게 더 가혹했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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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의 마지막 희생자는 참사가 난 지 43일 만에 숨졌습니다. 그 골목에서 살아왔음에도 끝내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겁니다.

무엇이 그토록 괴로웠는지 임예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그날 밤, 16살 이재현 군은 이태원 골목에서 살아나왔습니다.

함께 간 친구 둘은 숨졌습니다.

현실과 악몽을 구분하기 힘든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송해진/고 이재현 군 어머니 : 당시에 왜 그 자리에 갔는지 어떻게 보면 좀 추궁하는 듯한 그런 면담 조사 시간이었고…]

혼자 1시간 가까이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순간을 되짚어야 했습니다.

아무도 재현이 아픔을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하소연할 곳은 없었고

[송해진/고 이재현 군 어머니 : 그날 참사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분명히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친구들이에요.]

'왜 그런 곳에 놀러 갔느냐' '놀다가 사고 난 게 자랑이냐' 차가운 시선과 따돌림, 조롱 댓글에 시달렸습니다.

아무도 돕지 않았고 살아갈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송해진/고 이재현 군 어머니 : 누가 나한테 설명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궁금하면 내가 다 찾아봐야 되거든요.]

결국 재현이는 살아나온 지 43일 만에 목숨을 끊었습니다.

159번째 마지막 희생자는 실은 생존자였습니다.

다른 생존자들, 버티고 있지만 같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날 일이 매일 꿈에 나오지만

[이태원 참사 생존자 : 갑자기 사람들이 '어어어' 하면서 딱 넘어졌어요. 거의 마지막에 구조가 됐는데…]

제대로 치료는 받지 못했고 혼자 속으로 삭혀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 (회사에서) 거기 갔다 온 걸 별로 안 좋아한다고 거기에 대해서 얘기 안 꺼내는 게 좋겠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게 '주홍글씨'처럼 남았습니다.

마치 생존자가 아닌 척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척 숨어 있어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 후유증 같은 게 남아있는데, 겪지 않은 사람들이 말을 상처받게 하는 게 없었으면 좋겠는데…]

분명 빠져나왔지만, 생존자들은 그 골목을 헤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신승규 박대권 / 영상편집 정다정]

임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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