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6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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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2주기인 29일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참사 2년이 지나도록 책임자를 문책하지 않았고, 유가족을 만나지도 않았다. 취임 1·2주년 메시지 등에서 이태원 참사와 안전한 사회를 언급한 적도 없다. 윤 대통령 발언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과 반성은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슬픔을 안고 살아가시는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관계 부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를 비롯해서 다중 안전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데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는 데 할애한 시간은 39초다. 이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은 15분 정도 진행됐다. 이태원 참사 언급은 모두 발언 말미에 담겼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이나 참석자들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1주기에는 유가족들이 초청한 시민추모대회에 불참했다. 대신 국무위원, 여당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이 참석한 추도예배에서 추도사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이란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이날도 ‘안전한 사회 만들기’를 애도의 방법으로 제시했지만, 그간 윤 대통령이 국정 목표나 과제를 설명할 수 있는 자리에서 이를 언급한 바는 없다. 윤 대통령은 2023년 5월9일 취임 1주기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대국민 담화 성격의 메시지를 내놨지만 이태원 참사 관련 언급은 없었다. 취임 1주년 메시지는 대부분 한·미 동맹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의 정부 성과를 강조하는 데 쓰였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지난 5월9일 국민보고 때도 한·미·일 중심의 외교 전환, 탈원전 정책 백지화 등 정부가 성과로 꼽는 과제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8월29일 국정 브리핑 때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한·일관계 개선, 체코 원전 우선 협상자 선정 등의 성과만 나열했다.
정부가 나서서 주요 책임자를 징계한 사례도 없다. 법정 싸움이 여전하지만, 고위 공직자 중 처벌된 인사는 없다. 사고 당시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의 수장이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여전히 건재하다. 현재까진 3년 금고형을 선고받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처벌받은 최고위직인 셈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없는 상태에서 이태원 참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유족들은 여전히 진실규명을 원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참사 2주기가 가까워진 지난달 13일 출범해 이제야 닻을 올렸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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