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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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코스피가 이달 내내 2600선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영향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 우려가 증시를 박스권에 가두고, 흥미를 잃은 투자자가 증시를 떠나며 부진의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평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8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록한 연중 최저치인 16조6720억원보다 8000억원가량 낮다.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15조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떠난 영향이 크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3조48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4조1810억원), 기아(3600억원), 현대차(2220억원),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2110억원), 삼성SDI(1360억원) 등이었다.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이탈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이어져왔다. 그 탓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8월22일 56.26%에서 10월25일 52.64%로 내려섰다.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비중도 마찬가지로 8월22일 35.21%에서 10월25일 33.04%로 떨어졌다.
국내 투자자가 국내 주식 대신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린 영향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통계에 따르면 이달 1월~25일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6562만6923달러(약 909억원), 일본 주식을 6096만8788달러(약 844억원), 베트남 주식을 418만4351달러(약 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추이.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
투자자가 떠나간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혔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2600선에서 출발해 2800선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26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16포인트(1.13%) 오른 2612.43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수출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불확실성 △미국 대통령선거 △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 부진 등을 꼽았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국내 증시가 2600을 중심으로 좁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적 시즌에 주가가 안 좋은 건 실적이 부진해서이지 다른 이유는 부수적"이라고 평했다.
증시 부진이 투자자 외면으로 인한 수급 악화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시장의 저평가는 펀더멘탈보다 수급 부진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코스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국내 투자자의 해외시장으로의 이탈도 수급 부진에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그럼에도 연말 국내 증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다음달 코스피는 주요 기업들의 업황/실적 불안 심리가 완화되는 가운데 외국인 선물,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분위기 반전을 예상한다"라며 "4분기 코스피는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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