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엄마’ 김수미, 하늘의 별이 되다…추모 물결 이어져(종합)

故 김수미.뉴시스 제공

배우 김수미가 25일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수미는 이날 오전 8시쯤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사망했다. 경찰은 고혈당 쇼크를 최종 사인으로 보고 있다. '고혈당 쇼크'란 혈액에 포도당이 과하게 쌓인 상태를 뜻한다. 최근 깊어진 스트레스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 김수미는 뮤지컬 '친정엄마'의 출연료를 몇 년째 받지 못해 소송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데뷔 후 무명 생활을 이어오던 고인은 MBC ‘오늘의 요리’(1982∼1985), ‘토요일 정보 총집합’(1987∼1989)을 진행하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섰다.

대표작은 무려 22년간 방송된 MBC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전원일기'에서 고인은 32세의 나이로 60대 일용엄니로 분했다. '일용엄니' 이미지는 고인을 '국민 엄마'로 만들었다. 유쾌하고 솔직한 입담으로 코미디 장르에 특화됐고, 영화와 드라마에 이어 예능에서도 사랑받았다.

SBS플러스 제공.

영화 ‘마파도’(2005)와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2006)로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욕쟁이 할머니’ 콘셉트로 예능감을 드러냈고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수미네 반찬'으로 대표되는 손맛도 고인의 강점이었다. 2018년 출발한 요리 프로그램으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음식 사업으로 확장했다. '전원일기' 출연진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tvN 스토리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도 거침없는 입담으로 매화 화제가 됐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도 보스로 출연하며 올해 예능계에서 쉼 없이 활약했다.

그러나 활동이 지속되면서 연이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예능 활동과 뮤지컬 ‘친정엄마’ 공연을 병행하던 고인은 지난 5월 피로 누적을 이후로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달 초에도 건강 이상설이 나왔다. 김수미의 홈쇼핑 출연 모습을 본 누리꾼들이 어눌한 말투와 행동 등을 보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가족들이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알리며 우려를 일축했다.

연예계 별이 지자 동료 배우들과 작품을 통해 연을 맺은 수많은 후배, 각계각층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원일기’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김수미 별세 소식에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유 장관은 “김수미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그 누구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화려한 배우라기보다는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가족처럼 다가오신 분이라 그 슬픔이 더 크다. 우리에게는 스타를 잃었다기보다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으로 다가온다”고 애도했다.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김수미는 일용엄니 역을 맡았으며, 유 장관은 양촌리 김 회장의 아들 용식으로 분했다.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로 호흡을 맞춘 방송인 현영은 25일 SNS에 고인과 함께한 사진을 공개하며 “언제나 웃는 얼굴로 따뜻하게 챙겨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마음이 너무 먹먹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항상 감사했고 감사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함께 출연한 정지선 셰프도 SNS에 “5일 전만 해도 전화 통화하면서 인사 드렸는데...항상 응원해줘서 힘이 됐다. 너무 속상하다”며 “이어 “김수미 선생님 사랑합니다. 김수미 선생님 존경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정창규,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며느리 서효림, 손녀 정조이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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