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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25일 150년간의 원주민 기숙학교 정책 첫 사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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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강제 분리는 동화 명분 원주민의 땅 탈취 목적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도 원주민 동화 정책 사과한 적 있어

2020년 바이든 당선에 원주민표 기여, 이번 사과도 대선 앞두고 나와

뉴시스

[AP/뉴시스] 데브 할란드 내무부 장관(오른쪽)이 2022년 10월 15일 원주민 위원회의 러셀 이글 베어와 대화하고 있다.2024.10.25.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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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등에서 시행된 원주민 기숙학교시스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처음 사과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어린이들을 강제로 부모에게 분리해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한 이 시스템은 동화를 명분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원주민 어린이와 조상들의 삶을 파괴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숙학교 정책, 수 세대 원주민 삶 파괴


라구나 푸에블로족 후손으로 미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장관인 데브 할랜드 내무장관은 “백만 년이 지나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인디언 사회 전체에 큰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무부는 전국 574개 원주민 정책과 국립공원·멸종위기종 서식지 등에 대한 정책을 담당한다.

할랜드 장관은 2021년 3월 취임 후 원주민 기숙학교 시스템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최소 1만 8000명 어린이가 4살 때 부모에게서 분리돼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졌다.

이는 아이들을 원주민 부족에게서 토지를 빼앗기 위한 노력의 일부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500개가 넘는 학교와 관련된 사망자 약 1000명과 무덤 74곳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인디언, 알래스카 원주민, 하와이 원주민 등의 어린이를 강제로 데려온 것에 대해 미 대통령이 사과한 적이 없다.

할랜드 장관은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한 조사 후 기숙학교 시스템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권고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동의했다.

자신의 조부모도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졌던 할랜드 장관은 사과를 받아내는데 일조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사과 이후 조치는 아직 불분명


사과 이후 어떤 조치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내무부는 연방 정부 소유지에 있는 어린이 유해를 송환하기 위해 부족들과 협력하고 있다.

많은 부족은 펜실베이니아주 칼라일 인디언 학교에 묻혀있는 원주민 유해의 반환을 규정한 연방법을 따르기를 거부한 미 육군 공병대와 갈등을 겪고 있다.

체로키족 대표 척 호스킨 주니어는 A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과는 이 나라 전역의 원주민에게 의미 깊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호스킨은 성명에서 “우리 아이들은 정체성과 문화를 지우고 살도록 했다”며 “오클라호마에는 수천 명의 체로키족 아이들이 다녔던 87개의 기숙 학교가 있었다. 오늘날에도 거의 모든 체로키족 시민이 어떻게든 그 영향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주민을 정복하면서 자녀들을 동화시키기 위해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낸 유사한 역사를 가진 캐나다에서는 2017년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사과했다. 정부 정책으로 발생한 원주민 사회 파괴를 해결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진실과 화해 과정을 수립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상원에 계류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당선 때 원주민의 표가 기여를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1996년 이후 처음 민주당 후보 바이든이 공화당 후보를 앞지른데는 원주민표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원주민의 날 행사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사과 등은 다음달 5일 대선을 앞두고 나왔다.

교황,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총리도 원주민 정책 사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캐나다의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한 재앙적인 정책에 가톨릭 교회가 협력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은 기숙학교 정책은 복음과 양립할 수 없는 ‘재앙적인 오류’라며 “많은 기독교인들이 원주민에게 저지른 악행에 대해 겸손히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1세기 전 하와이 군주제를 전복한 것에 대해 하와이 원주민에게 사과하는 법에 서명했다.

2008년 호주 케빈 러드 총리는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섬 주민에게 정부의 과거 동화 정책, 특히 강제로 아이들을 데려간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도 2022년에 비슷한 사과를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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