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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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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실내측위 혁신 '핍스디멘션', 정밀도로 새 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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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구현한 실내측위 기술, 경쟁사와 최대 10배 격차

"실내에서 1m 내외의 오차로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 팀들의 성능보다 3배에서 최대 10배 정확하죠. 별도의 장비도 필요없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됩니다."

실내 위치 측정 분야에서 세계 기술 격차를 단숨에 뛰어넘은 기업이 있다. 핍스디멘션(대표 최린,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이 개발한 실내측위 기술은 '세계 실내측위 대회'(IPIN 2024) 최상위권 팀들이 2200평(약 7272㎡) 규모 공간에서 5~30m 오차를 보이는 것과 비교해, 약 5배 넓은 1만평(약 33057㎡) 공간에서도 1.7m의 정밀도를 구현해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혁신적 성과가 추가 장비나 인프라 없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최린 대표는 "기존 기술들은 블루투스 비콘이나 와이파이(Wi-Fi) 액세스 포인트(AP)와 같은 장비 설치와 전기 공사가 필수였지만, 우리 기술은 스마트폰만으로 해결했다"며 "실내측위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핍스디멘션의 기술력은 공신력 있는 기관들로부터 이미 검증받았다. 한국인정기구(KOLAS) 공인시험에서 1000평(약 3305㎡) 규모 공간의 경우 74cm라는 정확도를 입증했으며, 수원역과 같은 대형 공간(약 1만평 규모)에서도 1.7m의 정밀도를 유지했다. 이는 기존 실내측위 기술들이 보여준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다.


안전부터 편의까지, 일상을 바꿀 혁신 기술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바뀔까. 먼저 대형 쇼핑몰, 놀이공원, 콘서트장 등에서 길을 잃을 걱정이 사라진다. 재난 상황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도구가 된다. 화재 발생 시 가장 안전한 대피 경로를 안내하고, 구조대원들은 실시간으로 건물 내 사람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미 LG화학 여수 정유플랜트에서는 3000평(9917㎡) 규모 공장 건물에서 3차원 측위 오차 1m 이내로 작업자 위치를 추적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핍스디멘션은 현재 삼성역 코엑스몰에서 세계 최초로 '3D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3D 실내 내비게이션'은 실내에서의 정밀한 방향 추정, 위치 측정이 필수적인 첨단 기술이다. 최 대표는 "전 세계에서 핍스디멘션만이 구현할 수 있는 첨단 서비스"라며 "우리가 보유한 실내측위 첨단 기술을 알리는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무역센터와 협력해 코엑스몰 캐드(CAD) 도면 확보와 데이터 수집을 완료했으며, 기본적인 실내측위 시스템 구축과 3D 모델링 작업도 마쳤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POI(관심지점) 정보 제공은 물론,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혁신의 시작, 10년 연구 끝에 실현한 실내 측위 기술

고려대학교 실내측위 연구팀으로 시작한 '핍스디멘션'은 10년 전 기존 실내측위 기술의 한계에 직면했다. 최 대표는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기반 기술로는 근본적인 한계를 느꼈다"면서 "2016년 지구자기장이란 새로운 측위 기술을 접하면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여기에 딥러닝 기술을 접목하면 혁신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후 핍스디멘션은 △3차원 자기장 벡터를 다루는 기술 △주머니 속, 가방 속 등 스마트폰의 다양한 위치에 따른 측위 기술 △스마트폰 기종에 따른 자기장 센서값 바이어스 제거 기술 등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을 해결하며 현재의 성과에 도달했다.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NET 신기술인증, 2022년 대한민국산업기술대전 대통령표창 수상은 이 같은 노력을 입증한 결과물이다.


무한한 확장성, 미래를 그리다

LG화학 여수 정유플랜트에는 핍스디멘션이 개발한 '경량화 측위 엔진' 기술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이 새로운 측위 기술은 사전에 자기장이나 전파 수집이 필요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측위 시스템 구축에 걸리는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높은 사업성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핍스디멘션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현재 측위 성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NET 신기술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실내측위 기술의 적용 범위는 재난 구조, 전염병 관리, 스마트 빌딩의 에너지 절감, 박물관·전시관의 첨단 안내, 휴머노이드 로봇의 정밀 자동 위치 추적까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무한대에 가깝다"면서 "스타트업의 한계를 넘어 더 많은 곳에서 더 빠르게 우리 기술이 적용되려면 여러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설계 도면 입력으로 측위 시스템 구축을 자동화하는 기술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핍스디멘션이 개발 중인 3D 내비게이션 이미지/사진제공=핍스디멘션



김태윤 기자 tyoon8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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