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공언한 2%대 중반 성장률 달성은 어려워졌다. 올 들어 국가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 부문이 역성장으로 돌아선 만큼 연간 2% 성장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은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1% 성장했다고 밝혔다. 1분기 1.3%로 깜짝 성장을 했다가 2분기 -0.2%로 고꾸라진 뒤 3분기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수출 부진이 뼈아팠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2.8% 줄었다. 민간소비는 0.5%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6.9% 늘었다. 수입은 1.5%, 정부소비는 0.6% 증가했다. 성장률 기여도의 경우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을 1%포인트 가까이 깎아먹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한국GM 파업,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 등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이 부진했던 데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보다 둔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예상 밖 성적표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한은은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5%와 0.6% 성장해 연간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에만 1.2% 성장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2% 성장 유지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믿을 구석인 수출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탓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개선 여지가 없고 수출도 대내외 여건상 잘 될 유인이 없다"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연간 2%도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 역시 2.4% 수성은 어렵다면서도 "4분기 0% 성장한다면 연간 2.1%가 되며 (4분기에) -1%를 기록해도 2%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낙관적 전망을 거두지는 않았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수입이 (2개 분기 연속) 늘어난 만큼 4분기에 내수 증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고물가·고금리가 완화하고 7월 실질임금이 높게 증가해 가계 소득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방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화상 회의를 통해 "설비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됐지만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조정 받으며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수·민생 대책 집행을 강화하고 대내외 여건을 점검해 대응 방향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주경제=서민지·김성서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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