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3 (수)

"하늘에서 구호품이 떨어져요"…가자 난민촌 세 살배기 참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얀 풍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급된 구호품입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세 살배기 어린이가 파편에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미 아야드/ 숨진 아이 할아버지]

"저는 미친 듯이 달렸지만 아이는 순식간에 죽었어요. 저는 그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의 코와 입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한 가족의 일상은 비극으로 바뀌었습니다.

[마흐무드 아야드/ 숨진 아이 아버지]

"저는 원조를 원하지 않아요. 내 아들이 사라졌어요. 거기 서서 낙하산을 보겠다고 말하면서 거기 서 있었어요. 그(아들)는 낙하산이 다가오는 걸 보고 도망쳤죠."

국제 사회가 식량난 해소를 위해 구상한 공중 투하 작전이 되레 흉기가 된 겁니다.

[모하메드 아야드/ 숨진 아이 삼촌]

"우리의 존엄성은 어디 있나요? 제 아들(조카)은 차 한 팩이랑 맞바꿨습니다. 나를 살리려고 떨어뜨린 게 아니라, 나를 죽인 거예요."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이 지역에 투하한 식량 구호품은 81개입니다.

육로로 도착하는 구호품이 줄어들면서 공중 투하하는 '위험한 관행'이 생겼다고 CNN은 설명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1만 개 넘는 물품이 제공됐지만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도 가자지구 난민촌에선 떨어진 구호품에 맞아 최소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이에 한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공격에서 1년 넘게 살아남은 3살짜리 소년이 공중에서 떨어진 식량에 맞아 숨진 것은 비극적 아이러니"라고 말했습니다.



이지혜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