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과 ‘전화 설전’ 공개한 김태흠 “朴탄핵 때와 유사한 흐름”

“거북하지만 욕 아니다”…“어떻게 당원이 당대표를”

한동훈, 김태흠 ‘검찰스러움’ 게시글에 항의 전화

친한계 만찬에도 “어떤 영향 미칠지 고민해야”

김태흠 충남지사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23일 “대통령 후보가 돼서 어떻게 출마해볼까, 그거 하나 밖에 안 보인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최근 자신의 SNS 게시글에 항의한 한 대표와 ‘전화 설전’도 공개하며 “당대표는 맨날 당원들에게 비판받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미준(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 정기 세미나’ 강연에서 “한동훈의 능력이나 그런 게 싫은 게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갈등 상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지사는 “어떻게 대통령에게 언론을 통해서, 야당 대표도 아니고 여당대표가 조용히 만나서 서로 간에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세상 이야기를 하고 직언도 하고 해야지, 언론에 다 떠들고 난 다음에 만나자는 게 이게 협박도 아니고, 어떻게 집권당의 당대표로서 집권당을 이렇게 이끄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당대표가 됐으면 첫째, 총선을 왜 졌는지 처절한 반성을 국민에게 고백해야 한다”며 “둘째, 집권여당으로서 2년 가까이 왔는데 우리가 집권여당으로서 뭘 잘못했는지, 그래서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 맞게 당을 어떻게 쇄신하고 갈 것인지 하는 쇄신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민주당이 내거는 정략적인 이슈, 이런 건 안 된다”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당을 ‘리빌딩(rebuilding·재건)’ 하는 문제를 먼저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여러가지 소회를 말씀드렸는데, 그 전과 유사한 흐름이 흐르는 것 같아서 저는 어떨 때는 밤잠을 못자겠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 하루 만인 전날(22일) 한 대표와 친한동훈(친한)계 현역의원 20여명이 모인 만찬도 비판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

김 지사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들을 하면서”라며 “당대표면 언행에서 정말 이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어떻게 흘러가야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이렇게 되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제대로 못한다”며 “대통령 임기 끝날 때까지 우리는 (대통령의) 권위를 인정해주고, 그 속에서 국정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당에서 뒷받침을 해주는 게 집권여당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대로 집권여당이, 그리고 다음 대통령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갈등을 일으킬 때마다 정권이 재집권 한 적이 없다”며 “어제도 쪼르르 20명 모여서 저녁 먹으면서 하는 건 아마추어도 아니고. 어른들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최근 한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다 설전을 벌인 사실도 공개했다. 김 지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에서 한 대표를 향해 “검찰스러움, 순발력 있는 말솜씨와 가벼움, 관종같은 행동이 아니라 진중하고 미래를 통찰하고 준비하는 당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쓴 게 문제가 됐다.

김 지사는 “(내가) ‘듣기 거북하지만 욕은 아니죠’ 그랬더니, 아니 ‘당원이 어떻게 당대표한테 욕을 할 수 있냐’(고 하더라)”며 “여기서 내가 확 돌았다. 그냥 평당원도 아니지 않나, 도지사 아닌가, 그리고 국민의힘에서 오랫동안 한 사람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는 맨날 당원들에게 비판받는다”며 “그런 걸 하나 감당 못하면서 어떻게 당대표를 하나. 저는 이해를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에 대한 김 지사의 비판은 22대 총선 참패와 야권의 탄핵 공세를 언급하던 도중 나왔다. 김 지사는 “지금 민주당이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총선 직후부터 입만 열면 탄핵”이라며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의원 등 국민의힘의 현주소는 형편없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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