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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초대 총리 리콴유 차남, 영국 망명 발표…“정부가 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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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리콴유 싱가포르 초대 총리의 둘째 아들 리셴양이 2020년 6월30일 싱가포르에서 야당인 진보싱가포르당(PSP)의 총선 후보로 나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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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초대 총리 리콴유의 둘째 아들이 영국으로 망명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리셴양은 2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 “2022년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다”며 망명이 받아들여져 현재 “정치적 난민” 신분 상태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리셴양은 싱가포르 초대 총리 리콴유의 차남이며, 3대 총리로 20년 집권한 뒤 지난 5월 선임장관으로 물러난 리셴룽의 동생이다.



2015년 리콴유 사망 이후 리셴룽은 여동생 리웨이링, 남동생 리셴양과 아버지 리콴유가 남긴 집의 처리를 둘러싸고 대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리셴양과 리웨이링은 리셴룽이 집을 허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따르지 않고 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형제 자매간 갈등은 리셴양이 아버지의 유언에 대한 사법 절차에 거짓 증거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공적 영역으로 번져나갔다. 리셴양은 2020년 7월 총선에서 그의 형이 이끄는 집권여당 인민행동당(PAP)에 맞서 야당 진보싱가포르당(PSP) 후보로 나섰으나, 의회 진출엔 실패했다. 리웨이링은 이달 초 퇴행성 뇌질환으로 숨졌다.



리셴양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싱가포르 정부가 날 공격한 건 공개 기록에 있다”며 “그들은 우리 아들을 박해했고, 아내에 대해 차별적인 법적 절차를 밟았으며 몇 년 동안 가짜 경찰 조사를 질질 끌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실에 기초해 영국은 내가 박해의 위험에 처했음이 분명하며 싱가포르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싱가포르 시민으로 남을 것이며 언젠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셴양은 전날 가디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도 싱가포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대담하고 잘못된 주장을 넘어서 진실이 무엇인지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싱가포르가 “무기거래의 핵심 촉진자, 더러운 돈과 마약 자금, 가상자산 자금의 핵심 촉진자” 구실을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정부는 성명을 내어 리셴양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가 돈세탁과 다른 불법적 자금 거래를 막는 강력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런 체계는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며 “싱가포르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자손이라도 수사를 받고 법정에 세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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