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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석달 전 손흥민에겐 유창한 한국어, 국감선 못 한다는 아디다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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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월6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아디다스 행사장에서 만난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왼쪽)와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 유튜브 ‘인터티비’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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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 무더기 계약 종료’ 통보 논란으로 2년 연속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한국어로 답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영어로 답변해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국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곽 대표는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통역사를 대동했다. 지난해에도 통역사를 대동하긴 했지만 답변은 한국어로 했는데 올해는 답변도 영어로 했다.



이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곽 대표에게 “2022년 아디다스코리아는 ‘퓨처파트너’ 정책(이라고 하는) 전국의 120곳 넘는 아디다스 대리점을 19곳만 남기고 나머지 대리점은 폐쇄한 뒤 본사가 직접 판매하는 ‘대리점 강제 폐업 계획’을 발표했고 80명이 넘는 대리점주와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며 “지난해 국감에서 점주들이 매우 고통스러워한다는 점을 인지했고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에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지난 1년 동안 점주들과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물었다.



곽 대표가 대동한 통역사가 신 의원의 질문을 통역하는 데 시간이 걸리자 신 의원은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쇼에요 쇼”라며 질타했다. 질문 하나를 통역하는 데만 1분이 걸렸다.



이에 신 의원이 “작년에는 한국말 하시던 분이 올해는 한국말을 못 하냐”고 지적하자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증인이 여기(국감장)에 나오면 긴장을 해서 잘 못 알아듣고 답변을 잘 못한다고 (하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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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장이 2023년 10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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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대표는 영어로 “올해 통역사를 통해 말씀드리는 이유는 작년 국감에서 제대로 답변을 잘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제 (서툰) 한국어로 인해 위증의 위험도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김정중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장은 “그 중요한 전략발표회도 한국어로 저희한데 프레젠테이션(PT)했다. 저희 회의에서는 한 번도 영어를 쓴 적이 없었는데 이런 모습 오늘 처음 본다”고 반박했다.



앞서 곽 대표는 지난 7월 아디다스 행사장에서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을 만났을 때는 한국어로 “첫 골, 데뷔 (경기)에서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아느냐”, “우리가 첫 골을 기념하기 위해 생일 선물로 (그때 신었던 신발 모델을) 찾았다. 의미 있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축하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신장식 의원이 질의할 때 곽 대표가 메모를 하는 장면이 있다.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국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나 의도가 아닌가 짙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회 모욕죄, 국회 위증죄를 비롯해 이 부분은 특별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강민국 의원이 말씀하신 것처럼 국회 모욕죄, 국회 위증죄 관련해서 여야 간사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강민국 의원은 곽 대표를 향해 “연세대학교에서 석사 학위 받았죠”라고 물었고 곽 대표가 한국말로 “연세국제대학원이었고 수업이 다 영어였다”고 답하자 “한국말 잘 하시네”라며 영어로 “The problem is your attitude”(당신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곽 대표의 답변 태도도 논란이 됐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곽 대표가 (답변을 하며) 주머니에 계속 손을 넣고 있었다. 굉장히 불쾌하다”며 “캐나다(곽 대표의 국적)와 한국의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 모르지만 캐나다 국회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건들건들대며 증인으로 나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강력하게 경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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