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스키의 성지...와사비·된장도 일품
존 레논 행복한 여생 보내려던 가루이자와
‘일본 3대 약탕’ 중 한곳 구사쓰 온천마을
북유럽풍 건물·청록빛 원천 ‘멋진 인생샷’
가루이자와 아사마산 자락 폭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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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일본 나가노(長野)현, 고봉이 즐비한 알펜루트 동편은 일본의 대표적인 청정 건강지대다.
나가노의 꽃으로 불리는 가루이자와( 井澤)는 팝그룹 비틀즈의 존 레논이 부인 오노 요코, 아들 션 레논과 여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려 했던 곳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가루이자와는 나가노현 동부, 해발 1000m에 있는 숲속 마을(町)로, 여름에도 선선해 부자들의 별장이 많다.
해발 2568m의 아사마((淺間)산은 가루이자와의 청정 자연과 인근 구사쓰(草津)의 약탕 온천마을 듬직하게 지켜주고 있다.
스키로 유명한 나가노, 와사비도 일품
나가노는 단풍과 스키의 성지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일본 최대 와사비·된장 생산지다. 수산물도 풍부하다. 또 특별한 설계로 방어에 탁월한 일본 4대 성(城) 중 하나인 마쓰모토성(국보)도 이곳에 있다. 특히 나가노산(産) 와사비는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특히 다이오와사비농원은 일본 알펜루트의 3000m 고봉들을 올려다 본다. 알펜루트의 물이 평지까지 오는데 최단 6개월, 최장 12년이 걸리는데, 온갖 바위와 자갈층 등을 통과하며 자연적 필터링을 거치다 보니 물이 맑고 청아하다. 물의 온도 역시 섭씨 13도로 변함이 없다. 이 같은 알펜루트의 물은 까다로운 와사비에 딱 알맞는 생육 조건이다.
와사비농원은 올림픽 육상 트랙처럼 물 한 줄, 와사비 몇 줄이 완만한 S라인을 그린다. 전망 브릿지에서 보면 이 풍광이 한 눈에 들어와 어느 스팟보다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런 나가노에 가서 와사비 아이스크림, 와사비 오뎅, 와사비 맥주를 흡입하는 일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청정지대의 꽃’가루이자와
나가노시에서 승용차로 1시간,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루이자와는 캐나다 선교사 A. C. 쇼가 이곳의 매력을 알리면서 서양식 건물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좋은 풍광과 이색적인 분위기 덕에 일본 부유층의 별장이 많아졌다. 주말에는 도쿄 시민이 자주 찾는 나들이 장소가 되기도 한다.
넓이가 70m나 되는 시라이토 폭포, 고모로성 등의 명소를 탐방해도 좋고, 숲과 자연 쉼터가 있는 프린스 쇼핑플라자나 옛 읍내인 긴자를 거닐면서 지역 특산물 쇼핑을 해도 좋다.
존 레논이 비틀즈의 고향인 리버풀 숲을 닮은 이곳에 별장 지을 계획을 세우고, 마지막 레코딩 작업을 위해 뉴욕에 갔다가 ‘사생팬’에 총격에 숨진 사연을 품고 있기에, 연민마저 드는 마을이다.
‘숲속 아케이드’ 같은 하루니에 테라스와 호시노 리조트 창업 본산인 호시노 에리어는 근접해 있다. 이곳에선 호젓한 여행의 맛과 함께 호시노가의 경영 철학도 배워갈 수 있다.
유카와강 옆 느릅나무 100여 그루가 자생하는 곳에는 ▷갓 수확한 로컬푸드로 음식을 만드는 코코페리 ▷지역에서 재배한 커피로 만드는 마루야마 커피 ▷지역 목장의 유제품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하비스트 ▷300종의 지구촌 내추럴 와인을 선보이는 세르클 등 9개 건물에 16개 상업시설이 있다. 손님들은 얼추 동양인 반, 서양인 반이었다.
호시노 리조트의 창업주와 그 2세는 1929년 수력발전기를 만들어 리조트에 필요한 에너지의 70%를 충당해 지속가능 경영의 모범이 되고 있다.
구사쓰 온천마을 산성온천 야외 원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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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약탕 구사쓰 온천마을
가루이자와와 접해 있는 군마현 북서부 내륙의 구사쓰 온천은 일본 3대 약탕(藥湯)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강산성 온천이어서, 탕에 들어가자마자 몸의 작은 환부까지 찌릿함이 느껴진다. 덕분에 몸을 오래 담그지 않아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온천에서는 외상 치유는 물론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어 5~10분만 탕에 몸을 담가도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탕 주변에서 한참을 쉬다가 다시 5분 정도 입욕하는 것을 반복해야 강산성 온천의 역효과를 막을 수 있다.
마을 뒤 구릉지의 온천수부터 개울, 마을 한복판 원천까지 청록빛을 띠며 고온의 김을 낸다. 아침에 이 일대를 거닐다 보면 몽환적인 추상화를 보는 듯 하다. 북유럽풍 건물이 도열한 마을 한복판엔 원천이 고여 있어 어디에서든 멋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구사쓰 마을에서는 온천물을 식히는 민속의식 ‘유모미(湯もみ·온천수를 식히는 전통적인 방법)’가 지금도 행해진다. 어부의 노 같은 것을 열탕에 넣어 젓거나 물을 위로 튕긴다. 이 과정에서 노동요도 생겨났고, 이 지역 무형유산으로 자리잡았다. 공연장인 네쓰노유(熱乃湯)에서 흘러나오는 노동요는 의외로 경쾌한 동요풍이다. 내 심신을 건강하게 해줄 입욕을 앞두고 기분이 들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나가노(일본)=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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