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미국 대체할 투자처 없어…AI 시장 주도 지속, 엔비디아는 지켜봐야"
"국내 증시 상대적 부진은 기업 실적 부진 때문…핵심 기술 내재화돼야"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 |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당분간 미국을 대체할 투자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전체 트렌드를 끌고 갈 겁니다. 다만 엔비디아가 그 수혜를 다 가져갈 수는 없어요"
지난달 출범한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의 수장을 맡은 이영곤(51) 센터장은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인공지능(AI) 업종에 대한 투자 방향성은 장기적으로 유효하지만 엔비디아 등 개별 종목의 성장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미국 대선을 전후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리서치센터 출범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리포트를 제공해 투자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을 거쳐 지난해 2월 토스증권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대한민국 애널리스트 대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제기되는 미국 AI 업종 고평가론에 대한 의견은
▲ 지난해부터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기간에 반영되면서 주가 반영도 매우 급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이 속도 조절 또는 완화되는 과정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다만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보면 AI 분야에 대한 관심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작년 10월 말 미국 증시가 조정을 겪었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조정 가능성은
▲ 현재 상황도 조정의 가능성이 언제든 있다. 미국 대선 전후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그때 시장이 조정받거나 쉬어갈 것이다. 정책적인 유불리에 따라 산업이나 종목의 등락이 커질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 과열됐다는 인식 등에 조정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조정이 깊어지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장기 트렌드가 훼손되는 게 아니기에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를 바라보고 투자해야 한다.
-- 현 시점에서 적절한 해외주식 투자 전략은
▲ 미국 주식을 가장 큰 비중으로 담아야 하며, 이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 달러화 자산의 투자 비중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수익률을 훨씬 더 높일 수 있으며 위험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채권보다는 주식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 미국 다음으로 주목하는 국가가 있나
▲ 미국은 현재 독보적으로 앞서 있는 구조다. 과거 10∼15년 전만 해도 중국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현재 대안이 되지 못하는 점이 증명되고 있다. 당분간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처는 없다. AI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기에 거기에 필적할 만한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인터뷰하는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 |
-- 일각에서는 AI 대신 헬스케어 업종의 주도주 부상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 기본적으로는 AI, 그리고 AI에서 파생되는 산업 자체가 전체 트렌드를 계속 끌고 갈 것으로 본다. 중간에 AI 가 너무 급하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쉬어가면서 헬스케어로 분산될 수 있겠지만 결국 AI가 끌고 갈 것이다. AI는 폭이 넓은 개념으로 헬스케어에서도 AI와 접목해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로봇과 자율주행도 AI 쪽에서 전부 파생되는 산업이다.
-- AI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주가 전망은
▲ 엔비디아 주가가 사실 많이 올랐다. AI 등 신기술 산업에서는 선도 업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매우 크다. 시장을 선도하면서 끌고 가는 회사가 더 좋은 성과 내고 이 부분이 주가에 반영되는 구조이기에 엔비디아가 주목받았다. 다만 엔비디아가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다. 엔비디아가 여기서 더 크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AI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에 그치지 않고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확인돼야 한다. AI 시장이 워낙 커지기에 그 수혜를 엔비디아가 다 가져갈 수는 없다. 계속 기업 트렌드를 추적하며 살펴봐야 한다.
현시점에서 투자하기 유망하다고 해도 앞으로 3개월, 6개월 뒤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나타날 수 있기에 투자자들도 계속 추적하면서 봐야 한다. 단순히 실적만 체크하기보다는 전체 산업 흐름과 트렌드도 파악해야 한다. 투자가 급변하는 환경이기에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한 종목만 계속 장기 투자하는 분이 있는데 큰돈을 한 주식에 넣어놓고 일정 시기 동안 안 보는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투자 과정에서 기업이 계속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해야 한다.
--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에 비해 부진한 이유는
▲ 기업 실적에서 차이가 난다. 똑같은 반도체 기업이더라도 미국 빅테크 기업은 실적이 좋은데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조차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정책이 나오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업의 핵심 기술이 내재화돼야 한다. 밸류업 등의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기술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인터뷰하는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 |
-- 토스증권 리서치센터가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 기관이 아닌 개인투자자 위주로 리포트를 작성했다. 전문적인 분석 내용을 개인투자자도 이해하기 쉽게 작성해 제공하는 점이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 개인투자자 친화적인 리포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성되나
▲ 기존 보고서는 대부분 그 대상이 기관투자자이다 보니 독자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 작성된다. 전문 용어가 많고 어려운 게 이 때문이다. 하지만 토스증권 보고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분이 본다는 것을 전제로 최대한 쉽게 풀어쓰려고 한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본문 내용과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는 차트들을 붙이는 것보다 본문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내용의 핵심 차트들만을 추려내고 이를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픽 디자인이나 설명 등을 덧붙이는 식이다.
-- 현재 다수의 증권사가 자사 고객에게만 리포트를 공개하거나 유료화하는데, 토스증권 리포트를 무료로 공개하는 이유는
▲ 더 많은 투자자가 양질의 투자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하려 한다. 그동안 개인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투자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지식과 정보를 개인투자자에게도 공유함으로써 개인도 더 나은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투자자의 성장과 성공적인 투자에 도움이 되고 싶다.
-- 향후 리서치센터 운영 목표는
▲ 투자가 필수인 시대, 개인투자자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오래도록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투자의 동반자가 되고 싶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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