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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승환(46)이 영화 '베테랑2'의 정의부장 캐릭터를 떠올리며 접근 과정을 설명했다.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현재까지 735만 관객을 불러모은 올 가을 최고 흥행작이다.
2015년 '베테랑' 1편에서 박기자 역을 맡아서 서도철과 아웅다웅했던 신승환은 9년 만에 관객과 만난 이번 2편에서는 유튜버 정의부장이 됐다.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는 명목으로 대중을 선동하면서 제 배를 불리는 숨은 악당을 실감나는 밉상으로 그려내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신승환은 "1편에 이어 2편에 출연하면서 책임감을 느꼈고, 사건을 키우고 일을 만드는 캐릭터다보니 내가 잘만 하면 영화에서 보이겠다 싶었다"면서 "배우로선 걱정도 됐다"고 털어놨다.
"정치엔 관심도 없고, 사실 당시만 해도 유튜브도 안 봤어요. 그때부터 현존하는 유튜버를 다 찾아보다시피 했어요. 몇년이 됐는데도 그 알고리즘이 아직도 작동할 정도로. 너무 피로가 오더라고요. 이걸 보면 이쪽 갔다가 저걸 보면 저쪽 갔다가 나도 빠져들고, 혼돈이 올 정도로 힘든 세상이 거기 있더라고요. 몇 번이고 감독님을 찾아가 피드백을 받으며 캐릭터를 잡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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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볶음밥 먹고 곱창 먹는게 너무 재밌다"는 신승환의 얘기에 류승완 감독도 반색했고, 정의부장의 테이블엔 흑마늘이며 복분자며 미술팀이 준비한 각종 자질구레한 PPL 상품이 쫙 깔렸다. 신승환은 상의엔 양복을 빼입고 아래엔 잠옷에 수면양말을 입고 '지질한 리얼리티'를 한껏 살렸다.
"그 이중성과 지질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이야기를 리드해야 한달까, 템포감 있게 말하고 듣든 사람을 삭 감아가는 스킬이나 제스처를 꼼꼼하게 준비했죠. 돌이켜보면 저는 촬영을 오디션처럼 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쓴 시나리오를 따라 감독님이 이야기했던 걸 그 분 앞에서 제일 먼저 하는 거니까. 명확한 분이라 '그건 별로'라고도 하시지만 마음에 들면 '느낌 좋다'고 반응을 해주시거든요. 그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제가 준비한 디테일로 박수를 받으면 자존감이 확 올라가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탄생한 '베테랑2'의 정의부장은 정해인이 연기한 해치 못잖은 밉상스런 '베테랑2'의 빌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승환은 "기대했던 분량보다 많이, 또 잘 나와서 극장가서 놀랐다. 1편의 박기자 장면까지 인서트로 넣어주셨더라"며 "왜 연기가 리액션인지를 새삼 알게된 것 같다. 온전히 그저 캐릭터로 열심히 하자 했던 것들이 중간중간 살았다"고 흐뭇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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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피아노'(2001)에서 김하늘 때리면서 시작해 조인성에게 맞아 죽고 동네 아주머니들께 등짝 맞으면서 연기를 시작했잖아요. 악역을 많이 했어요. 조폭도 하고 연쇄살인범도 해보고 장기밀매총책까지 했는데, 저는 '베테랑2'에서 한 정의부장이 제일 나쁜 놈이라고 생각해요. 나빠보이지 않지만 나쁜일을 하고, 흉악해 보이지 않는데 정말 나쁜 영향을 퍼뜨려요. '베테랑2'를 본 지인이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나 생각하게 됐다'고 하는데 소름이 끼쳤어요. 제가 관객들이 이런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했던 거라서요."
그는 요즘 시대, 정의부장이 너무나 현실적인 악당이라 더 남달랐다면서 "촬영이 약 2년 전이다.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쓴 것은 그보다 전이다. 당시만 해도 이런 사이버 렉카가 몇 안 됐다. 그런데 영화를 찍고 시간이 흐르니 이런 분들이 매번 이슈를 장식하더라"고 했다. 그는"놀랍게 디테일했다. 영화를 보며 감독님 미래에서 오셨어요 그랬다"며 영화 속 '정의부장' 캐릭터를 직접 쓴 류승완 감독의 감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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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베테랑' 1편과 비교하시겠지만 첫 무대인사부터 관객들이 재밌게 보시는구나 확신했어요. 그 공기만 봐도 알거든요.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무대에 맞는 근육도 쓰고 직접 관객들을 만나고 진짜 재미있게 했어요. 듣자하니 그렇게 무대인사로 뵌 분들을 모두 더하면 한 9만명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거의 임영웅씨 콘서트 이상 아닌가요. 어디서 그런 경험을 하겠어요. 무대인사가 끝날땐 '오늘도 즐거웠습니다'하고 인사하곤 했어요. 정말 진심이었습니다."
마치 수학여행 가듯 때마다 뭉쳐 으쌰으쌰 하는 '베테랑2' 팀의 남다른 팀워크도 역대급 무대인사에 한 몫을 했다. 영화에 함께한 여러 배우들이 일정을 쪼개 가능한 한 관객과 만났다. 황정민도 불가피한 일정이 겹친 마지막 주를 제외하고 내내 무대인사에 나섰고, 심지어 정해인은 312번+α의 무대인사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신승환도 그 남다른 모습에 감탄했다.
"정해인이라는 사람과 같이 다니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배웠어요. 나이와 인기를 떠나 팬을 대하는 자세, 스태프를 대하는 자세, 관계자들과 선배 후배 모두를 대하는 자세까지. 잘생기고 돈도 많은 스타가 생각과 행동까지 어쩌면 저럴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더라고요."
'베테랑' 1편 이후 9년이 지나 나온 '베테랑2'까지도 여전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황정민이야 두말해 무엇하랴. 신승환은 "이 형은 여전히 청춘이구나 했다. 여전히 젊고 여전히 열정적이고 여전히 뜨겁더라"며 "연기하고 나면 막 뛰어가서 모니터를 보는데 그냥 서도철이다. 후배로선 옆에서 '나만 잘하면 돼'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본인 연기를 하면서도 '오 정의부장이 같이 리액션 하네' 하면서 카메라에 안 걸리는 제가 표현하고 있는 걸 캐치하셔서 '같이 걸고 장면 따면 어때'하고 제안하실 정도예요. 감사하기도 하고 많이 배웠죠. 대본 필사도 그래요. 형님이 대본 두 개를 가지고 계시기에 여쭤보니 직접 쓰신 거였어요. '나는 대본 안 외워져서 필사해' 하면서. 저도 필사를 했어요. 대사도 많고 빨라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캐릭터라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후엔 저도 웬만하면 영화 시나리오를 필사해요. 사진처럼 그 신이 기억나더라고요. 필사하는 배우는 처음 봤어요. 잘 하는 분을 보고 많이 배웠어요. 큰 작품에서 오래 그들과 함께하면서 배우로서도 인간 신승환으로서도 성장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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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에 태어날 '베테랑3'이 궁금해요. '네 작품이니까 그렇지' 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은 아니에요. '베테랑' 1편 얼마나 기깔나요. '베테랑2'는 또 완전히 다른 톤의 새 영화 같잖아요. 그걸 해내신 감독님이 이번엔 또 어떤 작품을 만들지 관객으로서도 너무 궁금해요. 불러만 주시면 달려갑니다. 정의부장 안 죽었잖아요.(웃음) 이번엔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안 죽었으니까, 함께하는 꿈을 꿔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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