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MB-朴, 독대 통해 정권 재창출 한뜻
정진석 비서실장, 당시 회동서 가교 역할
朴-김무성은 실패한 독대 사례로 꼽혀
2013년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근헤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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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을 앞두고 여권에선 2010년 이명박(당시 대통령)·박근혜(당시 의원), 두 전직 대통령 간 독대가 회자되고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과 2008년 총선을 거치며 두 사람은 수시로 반목했다.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세종시 건설 계획 수정을 친박계가 막아서면서 사이는 더욱 벌어졌다.
두 사람 관계를 바꿔놓은 게 2010년 독대다. 그해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명박 정부에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박근혜 의원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그해 배석자 없이 단둘이 만난 이 대통령과 박 의원은 현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그때부터 당시 여당(한나라당) 당내 갈등은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두 사람은 2011년 6월에도 단둘이 만났다. 박 의원의 대권 도전을 돕기 위해 여왕이 재위 중인 네덜란드에 박 의원을 대통령 특사로 파견한 직후였다. 독대를 마친 후 박 의원은 “우리는 이제 하나가 되어 민생과 신뢰 회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소리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화합을 발판으로 보수 세력은 2012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
2010~2011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서 이 두 차례 만남을 준비한 인물이 정진석 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다. 정 실장은 대통령실 안에서 상대적으로 한 대표에 유화적인 걸로 알려졌다. 그는 올 8월에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만남을 주선하고 여기에 배석했다. 정 실장은 이번 면담에도 배석할 걸로 전해졋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간 만남은 ‘실패한 독대의 예’로 꼽힌다. 친박계가 민 서청원 당시 의원을 제치고 여당 대표가 된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과 껄끄러운 사이였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몇 차례 독대했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삐걱거리는 당정 관계는 2016년 총선 패배와 박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김 전 대표는 올 초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의 당 대표가 됐는데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독대라는 걸 한 번도 못 했다”고 회고했다.
한편 이번 회동에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의제를 따로 정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대표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16일에도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내 이른바 ‘여사 라인’ 비서관·행정관 쇄신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협조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 대표가 의료 공백 문제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경질이나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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