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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덮친 오일머니… 지스타 공략하는 사우디 키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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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키디야 시티 e스포츠 아레나./파퓰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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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미래 먹거리의 한 축으로 e스포츠를 적극 육성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 게임 전시회에 차례로 모습을 비추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게임쇼로 꼽히는 독일 ‘게임스컴’과 지난달 열린 ‘도쿄게임쇼’에 이어 내달 열리는 ‘지스타 2024′에도 부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18일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내달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도시 프로젝트인 ‘키디야(Qiddiya)’가 참가해 대형 부스를 마련한다. 전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도 리야드 근처에 있는 키디야 도시 내 게임·e스포츠 관련 시설에 대한 소개, 홍보와 더불어 국내 기업 및 게임 IP 보유사 등과의 네트워킹, 투자 논의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자국을 글로벌 e스포츠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수도 리야드 서남쪽 약 45㎞ 떨어진 곳에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도시 키디야를 건립하고 있다. 도시 안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포함해 복합 문화 공간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사우디 정부의 경제 다각화 프로젝트 ‘비전 2030′ 중 관광 분야의 핵으로 꼽히는 도시 계획 프로젝트로 사업 규모는 700억달러(93조원)에 달한다.

사우디가 키디야 개발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자국 내 문화콘텐츠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사우디는 비석유 산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고 있는데, 키디야 개발을 통해 32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연간 48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사우디는 올해 6250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e스포츠 월드컵’을 8주 동안 개최했다.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대회는 전 세계 5억명이 시청했고, 한국은 페이커 선수가 참여한 리그오브레전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페이커 선수의 소속팀 T1은 전체 5위를 기록했다. 내년에 사우디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e스포츠 올림픽’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사우디는 지스타에 앞서 올해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게임 행사를 순회하며 향후 건립될 게임 지구의 모습을 공개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자회사인 새비 게임즈 그룹은 게임스컴에서 이들이 보유한 게임과 e스포츠 기업을 홍보했다. 도쿄게임쇼에선 키디야가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e스포츠 지구의 모습과 함께 사이버펑크 존 ‘우바르’를 공개했다. 우바르는 사이버펑크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는 도시로 가상현실 게이밍 구역을 구현할 계획이다. 도쿄게임쇼에는 파이살 빈 반다르 사우디 왕자가 직접 참석했다. 파이살 왕자는 새비 게임즈 그룹 부회장이자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연맹(SEF) 회장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의 잇따른 게임쇼 참가는 게임 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게임쇼 참가를 통해 일반 게이머들에게 게임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지의 게임사 수장 및 관계자들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중동 게임 시장 규모는 2022년 18억달러(2조4539억원)에서 2026년 28억달러(3조8172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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