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부터 시행…전국으로 점차 확대 계획"
생선 대가리 지운 아프간 식당 메뉴판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조직 탈레반이 언론을 대상으로 생명체 사진 촬영·게시 금지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아프간 '미덕 전파 및 악덕 방지부'(권선징악부)의 사이풀 이슬람 카이버 대변인은 언론사가 생명체를 촬영하고 이 사진 등을 게시하는 것에 대해 금지하는 법을 점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이버 대변인은 일단 일부 지역부터 법을 시행해 점차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살아있는 생명체 이미지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간은 지난 8월 율법에 기초한 '도덕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 법에는 살아있는 존재 모습을 촬영해 게시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슬람교는 우상 숭배를 금지하며 이에 따라 신이나 인간 등 동물 모습을 표현하거나 제작하는 것도 전통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탈레반은 과거 아프간을 통치했던 1996∼2001년에도 생명체 촬영과 사진 게시를 금지한 바 있다.
2021년 재집권 이후에는 옷 가게에서 마네킹 목을 떼어내게 하거나 식당 메뉴판에서 생선 대가리를 지우게 하는 등 규제를 가했지만, 미디어의 사진 게시를 막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프간 중부 가즈니주는 현지 언론인들을 소환해 도덕 경찰이 이 법을 점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며 언론인들이 익숙해지도록 사진을 더 멀리서 찍고, 행사 장면 촬영도 줄이라고 조언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탈레반은 2021년 재집권 이후 이슬람 율법을 앞세워 언론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탈레반 재집권 이후 아프간 내 언론사 중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RSF가 집계한 2024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아프간은 180개국 중 178위에 올랐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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