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여야 7당당 대표 토론회에 참석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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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다음 달 중순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남미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를 전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가능성으로선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16년 미 대선이 끝나자마자 그해 11월 당선인 신분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만난 첫 외국 정상이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에게 최고급 일본제 혼마 브랜드 골프채를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밀착 행보를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재임 기간 내내 서로를 “신조”와 “도널드”로 부르며 끈끈한 관계를 구축했다.
2016년 11월 17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둘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셋째)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 맨 오른쪽은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맨 왼쪽은 첫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플린.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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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이시바 총리가 아베 전 총리를 답습하는 모습”이란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반아베’ 노선의 선봉장이었던 이시바 총리가 “결국 아베의 대미 정상외교만큼은 성공적이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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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판 나토' 창설, "국회에 묻겠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전후 밝혔던 안보정책과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주일미군의 법적인 처우 문제 등을 담은 ‘미·일 지위협정(SOFA)’ 개정과 관련한 질문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정 시기를) ‘언제까지’라고 예단해 말하지 않겠다”고 신문에 답했다.
이와 관련,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 선거(27일)를 앞두고 12일 실시된 여·야 7당 대표 토론회에서 “방위상 시절인 2004년 미군 헬기가 오키나와에서 추락했을 때 미군이 기체 잔해를 회수하고 (일본) 경찰이 손을 대지 못한 게 협정 개정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날 토론회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구상과 관련해 “당내 논의에 속도를 내 국회에서 (찬반을) 묻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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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원전 비중 작아져"
한편 이시바 총리는 국내 정책을 자신의 소신대로 펼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13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 활용을 높여 원전 비율을 낮추겠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원전 제로’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었다.
이시바 총리는 “(원전 비중) 축소가 목적은 아니다”면서도 “원전의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끌어내면 결과적으로 원전 비중이 작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신문에 말했다.
지난해 8월 24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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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는 또 방위비 증액과 함께 법인세·소득세·담뱃세 등 이른바 ‘3세’를 올리겠다는 기존 계획의 추진 의지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27년도에 1조 엔(약 9조610억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외교와 관련한 질문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퍼포먼스를 하는 게 아니라, 고령화되고 있는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취임 이튿날인 지난 2일 납북자 가족 모임 측에 전화해 “도쿄와 평양을 잇는 연락사무소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납북자 가족 모임 측은 북한에 유리한 정보가 유포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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