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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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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손'의 설산에서 살아남기…퍼스트 버서커: 카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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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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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자타공인 '똥손'이다. 리그오브레전드 10년 차, 골드 티어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즐겨 하던 로스트아크 역시 처참한 반응속도 이슈로 무수히 많은 레이드 트라이팟을 분쇄하고 다녔던 경험이 있다.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존버' 끝에 톱10에만 들어도 심장이 뛰고 시야가 좁아진다. 보급 상자라도 운 좋게 먹으면 고인물 플레이어의 '황금 고블린'으로 전락하는 신세다. 게임을 사랑하지만, 안타깝게도 재능은 타고나지 못했다.

이런 기자에게 높은 난도로 유명한 '소울라이크', '하드코어 액션 RPG'류 게임은 차마 맛볼 수 없는 쥐약과도 같았다. 콘솔 게임 경험도 거의 없다. 이번에 넥슨의 하드코어 액션 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카잔'의 콘솔 버전 테크니컬 클로즈 베타테스트(TCBT)에 참여한 것이 사실상 첫 경험이다.

작품은 원작 IP '던전 앤 파이터'에 등장하는 사도 '카잔'과 '오즈마'가 인간이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DNF 유니버스)' 기반 멀티유니버스 서사인 점이 핵심이다. 평범한 인간 영웅이었던 카잔이 제국으로부터 배신당하고 귀검의 힘을 얻어 버서커로 각성해 나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원작과 같은 완성된 버서커 액션을 기대한다면 초반부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게임 흐름에 따라 성장하며 버서커처럼 스킬트리를 설정하고, 자유롭게 무기를 교체해 가며(이 점은 웨펀마스터를 닮았다) 싸우는 시스템이다.

"맛있게 맵다"

주인공 카잔은 시작부터 만신창이가 된 반나체 상태로 혹한 속에 던져진다. 이 설정에 걸맞게 엑스트라 몬스터에게 조금만 툭 툭 맞아도 죽고 만다. 똥손에겐 가혹한 현실이다. 방향 조작도 애먹는 기자의 처참한 콘솔 컨트롤 능력이 개복치 카잔과 만났다. 하도 죽다 보니 하드코어 액션 RPG보다 '루프물'을 플레이하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콘솔 입력 반응속도가 상당히 매끄러웠다는 점이다. 별다른 버벅임 없이 최적화가 잘 된 느낌이었다. 덕분에 조작면에서 '억까'라고 판단되는 요소는 딱히 없었다. 컨트롤 능력을 쌓고 보스 패턴에 익숙해지면 변수 없이 돌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격 방식도 약공격, 강공격, 차지공격, 브루탈, 낙하공격, 대쉬공격, 기습, 투창, 각종 스킬 등등 다양했다. 이를 누를 수 있는 버튼이 한정된 콘솔로 유연하게 조작할 수 있게끔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달리기와 회피가 같은 버튼을 공유하는 등의 방식이다. 불편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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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액션 RPG류처럼 공격과 회피, 방어에는 기력이 사용된다. 적의 공격을 쳐내는 '패링'과 '회피' 시스템도 갖췄다. 플레이를 다채롭게 만드는 요소다. 패링과 회피를 정확한 타이밍에 성공하면 사용한 기력을 돌려 받기에, 숙달된다면 기력 소모 여부는 플레이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치명적인 공격, '브루탈 어택' 등 다채로운 특수공격을 가할 수 있다. 방패를 든 적에게 차지 공격을 적중시켜 탈진 상태에 빠트리는 등, 특수공격별 매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타이밍에 맞춰 상대를 무력화 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첫 번째 중간보스와 챕터 보스 '설인'이 좋은 선생님이 돼준다. 중간보스는 찌르기와 베기 타이밍에 맞춰 정확한 패링을 성공해야 하고, 설인은 패링으로 극복할 수 없는 패턴이 있어 회피까지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기자는 설인 잡는 데에만 한 시간을 꼬박 썼다. 원작에서는 스킬 한 번에 죽어 나가는 그 스톰패스의 설인 맞다.

게임 세이브 포인트로 일정 구간마다 카잔의 '귀검'과 상호작용 할 수 있다. 상호작용 시 체력과 소모한 '명계의 기운(회복약)'이 모두 충전된다. 단, 세이브 포인트 이후 진행기록도 전부 리셋된다. 체력과 명계의 기운이 여유로운데 굳이 돌아가서 귀검과 상호작용했다가 귀검부터 다시 시작하는 불상사는 없도록 하자.

적을 처치하면 '라크리마'라는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 이를 모아 능력치를 강화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한 번 죽으면 모아 놓은 라크리마가 전부 사라진다는 점이다. 몇 번 겪어보면 상당히 불행해진다. 그나마 획득한 장비와, 지금까지 강화한 능력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귀검 세이브 포인트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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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앤 파이터 IP 확장 첨병, 카잔

이번 TCBT에서는 초반부 '하인마흐', '스톰패스', '엠바스'까지 플레이할 수 있었다. 체험을 통해 "왜 사람들이 하드코어 액션 RPG와 소울라이크 같은 어려운 게임을 좋아하고 도전하는지" 깨달았다. "이걸 어떻게 깨나" 싶다가도, 반복 숙달을 통해 클리어를 달성하는 성취감이 쏠쏠하다. 초반 얼음동굴의 '불곰' 등 메인 스토리와는 관계없지만, 플레이어들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도 구현돼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원작 IP와의 차별성과 '카툰 렌더링' 방식 그래픽이다.

던전 앤 파이터(던파) IP의 근본 캐릭터라 한다면 '귀검사'가 꼽힌다. 모든 귀검사의 시작인 카잔은 근본 중 근본이라 칭할만하다. 근본 있는 IP 확장 첨병인 셈이다. 더불어 현재 진행형인 던파 스토리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과거 인물들의 서사를 멀티유니버스 식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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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한 도트 그래픽의 던파와 차별화되는 카툰 렌더링은 화룡점정이다.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장르적 특성에 걸맞은 어두운 색채를 기반으로, 호쾌한 전투를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3D 셀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이 활용됐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아닌 콘솔·패키지 게임에 걸맞는 미려한 그래픽이 완성도를 한 층 끌어올린다. 사실상 퍼스트 버서커:카잔만의 정체성이다.

던파 IP로 풀어내는 제2 제3의 '카잔라이크'가 기대되는 이유다. 카잔과 오즈마의 과거 이야기가 이번 작품을 통해 전부 드러날지는 미지수지만, 카잔의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던파 IP의 다른 외전격 인물이 등장하는 카잔라이크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색 넘치는 던파만의 직업군을 원작에서만 한정하기엔 아깝다. 천계 무법지대를 누비는 거너 '키리'의 카잔라이크, 마계를 여행하는 배틀메이지 '니우'의 카잔라이크 등…개인적인 바람이다.

한편 넥슨은 한국 시각 11일 오후 4시부터 일반 게이머 대상 TCBT를 실시한다. TCBT를 통해 카잔만의 게임성을 알리고 2025년 PC(스팀)와 콘솔 플랫폼에서 글로벌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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