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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日이시바 '아시아판 나토'에 부정적…中적대시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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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인니 등서 반대 의사 나와…日언론 "추진 시 우호 관계에 찬물"

연합뉴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한 이시바 일본 총리
(비엔티안 로이터=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앞쪽을 응시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주장해 온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에 대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 사이에서 부정적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하마드 빈 하산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일 취재진에 "아시아에 나토는 필요하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까으 끔 후은 아세안 사무총장도 "이미 아세안과 관련해 여러 기존의 틀이 있다. 지역 내 나라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인도네시아 영자지인 '자카르타 포스트'는 이달 5일 '아시아판 나토에 반대한다' 제하 기사에서 "아세안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역·경제 파트너로서의 일본"이라며 "지역 긴장을 악화하는 군사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필리핀에서도 아시아판 나토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필리핀의 한 외교관은 "필리핀은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주변국과 힘의 균형을 조정하고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바 총리가 지난달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필요성을 언급한 아시아판 나토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아시아에서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집단 자위권을 바탕으로 하는 안보 체계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는 일본의 집단 자위권 정의에 부합하지 않고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평화 헌법과도 어긋날 수 있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시바 총리는 이러한 견해를 고려해 취임 이후 "단시간에 실현된다고 당연히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걸음 물러섰고,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라오스에서도 아시아판 나토를 화제로 올리지 않았다.

아세안이 아시아판 나토 구상과 거리를 두려는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아시아판 나토를 결성하려면 적국을 설정해야 하는데, 아세안 회원국이 중국을 적으로 여겨 대치하기는 어렵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마이니치신문도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반드시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일본이 아시아판 나토를 밀어붙일 경우 "중국과 경제적으로 강하게 연결된 아세안 각국으로부터 경계를 불러 오랜 우호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아세안은 서구와 중국·러시아 등 어느 쪽 진영에도 붙지 않는 '중심성'과 회원국의 '일체성'을 외교 중심으로 삼아 왔다"며 "아세안 회원국들은 중국과 관계에 온도 차가 있어서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찬성하면 지역 분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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