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신' 라파엘 나달, 은퇴 선언..."내달 데이비스컵이 마지막 무대"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렸던 라파엘 나달이 화려했던 선수 인생을 마감한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자 테니스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흙신’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다음달 열리는 데이비스컵을 끝으로 화려했던 선수 인생을 마무리한다.

나달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영상에 출연한 나달은 “지난 2년은 특히 힘든 해였다”며 “내 마지막 대회가 나라를 대표하는 데이비스컵이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 처음으로 대단한 기쁨을 맛본게 2004년 세비야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우승이었다”며 “선수 인생의 완벽한 서클을 그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해 24년 간 코트를 누빈 나달의 마지막 무대는 다음달 19~24일 열리는 테니스 국가대항전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다. 이 대회에서 스페인은 네덜란드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나달은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 내 나라 스페인을 대표해 뛰는 게 내 마지막 무대여서 흥분된다.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처음으로 대단한 기쁨을 누린 게 2004년 데이비스컵에서 우승했을 때이기 때문”이라면서 “완벽한 원을 그린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달의 은퇴는 예고된 것이었다. 나달은 최근 몇 년간 여러 부상에 시달렸다. 2023년에는 호주 오픈에서 고관절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다. 힘든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쳐 다시 코트에 돌아왔지만 아후에도 계속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 불참을 밝히면서 올해가 현역으로 코트를 누비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 예고하기도 했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22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함께 남자 테니스의 ‘빅3’로 군림하면서 20년 가까이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은 그의 안방이나 다름없었다. 22차례 메이저 우승 가운데 프랑스오픈에서만 14회나 우승하면서 ‘클레이코트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에선 ‘흙신(神)’으로 불리기도 했다.

앞서 20번이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페더러가 2022년 9월 은퇴한데 이어 나달도 선수 인생을 마감하기로 하면서 이제 ‘빅3’ 가운데 조코비치만 현역으로 남게 됐다.

24회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조코비치는 올해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