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빈(왼쪽)과 조우영이 10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한 공을 바라보고 있다.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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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때부터 한국 남자 골프의 희망으로 주목받던 두 골퍼가 부산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맞붙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조우영(23)과 장유빈(22)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 첫날부터 팽팽한 샷 경쟁을 펼쳤다.
둘은 10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파71)에서 열린 KPGA 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1라운드에서 나란히 6언더파 65타를 기록해 공동선두에 나섰다. 이날 조우영은 버디 7개, 보기 1개로 올해 18홀 개인 최고 스코어를 적어냈다. 장유빈도 보기 없이 버디 6개로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둘은 모처럼 KPGA 투어 대회에서 나란히 공동 선두에 올라 서로 반가운 눈치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둘은 친형제처럼 지냈다. 국가대표 동기로 함께 활약하면서 동고동락했다.
특히 꼭 1년 전이었던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부 단체전에서 임성재·김시우와 금메달을 합작했다. 프로에 입문한 시기도 똑같다. 둘은 프로 입문 전이던 지난해 나란히 K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맛보면서 '프로 잡는 아마추어'라는 별칭도 얻었다. 자연스럽게 국내 남자 골프를 이끌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둘의 경기 스타일은 다르다. 장유빈은 올해 K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샷 1위답게 시원시원한 장타를 선보였다. 이날 그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312.66야드로 전체 1위였다. 이날 개인 마지막 홀이었던 9번홀(파5)에서는 티샷으로 310야드를 보낸 뒤 깔끔한 어프로치샷으로 홀 가까이에 붙여 버디를 낚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조우영은 장타보다는 정확한 샷에 초점을 맞췄다. 초반 300야드 이상 장타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후반 이후에는 최대한 페어웨이를 지키는 안정적인 전략으로 타수를 관리했다. 중반 들어 흐름도 잘 탔다. 10번홀에서 출발했던 그는 17·18번홀과 후반 첫 홀인 1번홀까지 3연속 줄버디를 기록했다.
서로 다른 조에서 1라운드를 치렀지만 둘은 서로를 향해 아낌없는 응원을 전했다. 조우영은 장유빈에 대해 "연습 라운드도 항상 함께했고 연락도 자주 한다. 서로 '윈윈'하는 존재"라며 밝게 웃었다.
장유빈은 "이번 1라운드에서 우영이 형의 성적은 내 도움이 있어서 잘 나왔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6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이후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던 조우영은 지난 6일 끝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4위에 올라 모처럼 상위권에 들었다. 이어 곧장 열린 이번 대회 첫날에도 선두권에 나섰는데 장유빈은 자신의 조언이 조우영 상승세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장유빈은 "국가대표 때부터 (조)우영이 형에게 투볼 퍼터를 쓰라고 이야기했다. 본인은 싫다고 했는데 올해 퍼트가 잘 안 되면서 여러 가지 퍼터를 사용하다가 지난 대회부터 투볼 퍼터를 사용하고 있더라. 형에게 '내 말이 맞잖아'라고 자주 말했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1라운드를 마친 뒤 조우영은 "세컨드샷과 퍼트가 잘돼 결과가 잘 나왔다"고 만족해하면서 "유빈이의 시원시원한 플레이 스타일에서 보고 배울 점이 많다"고 동생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노리는 장유빈,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려는 조우영 모두 남은 라운드에서의 전략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장유빈은 "제네시스 대상에 대한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대회마다 대상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닌 그 대회 성적에만 신경을 쓰고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우영은 "안 좋은 플레이가 나왔어도 다 잊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둘은 최종일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 챔피언 조에서 함께 우승 경쟁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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