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두 국가론’ 개헌 아직 불분명…남북 영토 분리 조치 강력 규탄”

통일부 당국자 “개헌 여부 지켜볼 필요”

“북, 남북 영토 분리 조치는 반통일적”

북한은 지난 7~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1차 회의를 열어 사회주의헌법 일부 내용을 수정보충(개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통일부가 10일 북한이 최근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했는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공개한 최고인민회의 결과 및 총참모부 보도 등을 볼 때, 영토 조항 관련 헌법 개정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북한 매체는 지난 7~8일 최고인민회의(남한의 국회 격)에서 헌법을 일부 개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지시한 통일 조항 삭제와 영토 조항 신설 등이 포함됐는지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개헌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반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전날 보도문을 통해 남북을 잇는 철도·도로를 끊고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점에 비춰, 개헌을 했으나 공개하지 않은 것이란 시각도 있다. 남북 간 물리적 단절을 공식화한 게 개헌의 첫 후속 조치일 수 있다는 얘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총참모부의 발표를 두고 “남북 영토를 분리하기 위한 북한의 조치는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 행위라는 점에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단절 조치 진행 내용을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사령부에만 통지한 것을 놓고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우리와의 접촉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유엔사와 현 사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한국 국군의 날 행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정권 종말’ 발언을 잇달아 거론하며 비난하는 배경을 두고 “내부적으로 위기감을 조성해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고 국방력 강화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부적으로는 우리 사회 내 불안감을 조성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노동당 창건 79주년을 맞아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라 예년처럼 열병식 등은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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