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분쟁 격화시 국제유가 100달러 갈수도
1.6%로 낮아진 물가 다시 자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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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향후 100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33달러(0.45%) 내린 배럴당 73.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분쟁 격화 우려로 WTI 기준으로 지난주에만 9% 급등했다. 지난 1월 이후 주간 기준 최고 상승률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에 이어서 레바논의 헤즈볼라로 전장을 넓힌 데다 이란과의 확전 가능성도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뛰었다. 다만 헤즈볼라가 휴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번주 들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유가와 관련해 시장에서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공습하는 것이다. 이란의 석유 수출이 막히고 이란이 재보복에 나서면 국제유가가 크게 뛸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세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 하루 약 4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글로벌 내 5% 정도의 비중으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확대된다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전이나 이란의 원유 시설 타격이 없다면 이번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CNBC는 사울 카보닉 MST마퀴리서치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중동 분쟁 확산이 결국 석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 다른 공격이나 제재 강화가 있을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로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상승으로 물가 오르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
국제유가의 과도한 상승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특히 안정세로 향해가는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6%로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2.0%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실제 수치는 이를 하회했다.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인 2.0%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물가가 안정된 것은 지난여름 WTI가 65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석유류는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농축산물과 함께 최상위권으로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2년 7월 6.3%까지 치솟으면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는데 당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긴 것이 물가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9월까지는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중동사태 영향으로 이달 들어 상승했다"며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원유공급 차질 리스크가 1970년대 이후 최고로 높아져 국제유가가 배럴당 10~15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시장의 시각이 있는 반면, 이스라엘이 절제된 보복공격을 단행할 경우 글로벌 원유수요 둔화 우려로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시각이 병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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