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플로리다주로 접근하는 강력한 허리케인 밀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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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빚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전화 통화로 가자지구 및 레바논 충돌 상황에 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확인”하면서 “10월1일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분명하게 규탄했다”고 밝혔다. 또 레바논 문제에 대해서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규탄하며 이스라엘의 자국 민간인 보호 권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특히 인구가 밀집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지역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가자지구 문제에 관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재개할 필요성을 논의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을 놓고 요르단을 통한 지원 재개 등을 언급했다고 했다. 또 양 정상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통화한 것은 약 두 달 만이다. 둘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뒤 자주 통화했으나 휴전 문제로 이견을 빚으면서 최근에는 접촉이 뜸했다. 이번 통화는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개XX”, “더럽게 나쁜 X”이라는 욕을 써가며 비난했다고 신간을 통해 밝힌 사실이 공개된 이튿날에 이뤄졌다.
특히 이번 통화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공격 지속에 따라 ‘미국 책임론’이 이어지고 임기 말 바이든 대통령이 궁지에 몰린 가운데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일변도 행태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다음달 5일 대선 전망도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던 터였다.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30분간의 통화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은 통화에 따른 합의나 가시적 성과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직접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만 전했다. 둘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 계획에 대해서도 대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타격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양국 정상의 통화 시간에 즈음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우리의 공격은 치명적이고, 정밀하고, 무엇보다도 놀라울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했다. 동시에 “그들은 무슨 일이 왜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전격적이고 은밀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갈란트 장관은 애초 미국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전날 일정을 취소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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