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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자유 통일 한반도” 강조 후 라오스로…한·일 정상회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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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자유 통일 한반도” 강조 후 라오스로…한·일 정상회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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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회의 열리는 라오스 도착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 예정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자유 통일 한반도가 실현되면, 한반도는 물론 인·태(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가 획기적으로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찾았다. 회의 기간 중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연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렉처(강연)’에서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지고 국제 비확산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역내 국가 간, 지역 간, 평화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대폭 활성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싱가포르 렉처는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강연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정상급 인사 등이 주요 연사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 중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연단에 선 바 있다.

이날 강연의 핵심은 윤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 등에서 밝힌 ‘8·15 통일 독트린’의 논리를 국제 사회로 확장해 공표했다는 데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가 실현된다면 이는 자유의 가치를 크게 확장하는 역사적 쾌거가 될 것”이라며 “통일 한반도는 가난과 폭정에 고통받는 2600만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자유를 선사하는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큰 자유를 얻게 된 한국은 역내와 국제사회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더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 한반도’가 달성되면 “역내 해상에서의 불법 거래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보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행 질서를 보장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의 실현은 인태 지역의 경제 발전과 번영에도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개방된 한반도를 연결고리로 태평양-한반도-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민관이 두루 참여하는 ‘국제 한반도 포럼’을 활성화시켜 국제사회와 함께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의 실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은 “‘8·15 통일 독트린’이 북한에게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에 대한 위협은 전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통일 원칙과 비전은 자유, 평화 통일이다. 어떤 무력과 물리력에 의한 강제적인 통일은 헌법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다만 우리는 통일은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주의 체제를 한반도 북쪽으로 확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주민들이 자유 통일을 갈망하게 여건을 조성하면서 대한민국의 통일이 인·태 지역과 국제 사회에 정말 필요하고 도움된다는 공감대를 갖도록 (국제사회와) 연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서도 원칙은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라는 틀 안에서 경쟁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며 “저희도 중국과의 관계를 인·태 지역이나 글로벌 차원에서 규범 기반의 합리적인 국제 질서를 함께 견인해나간다는, 그런 건설적인 관여 차원에서 대중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미 동맹이 굉장히 안정적이고 튼튼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에 미·중 간 갈등 또는 경쟁 문제에 대한민국 기업과 국익이 걸려있을 때는 저희가 양쪽에 솔직한 입장을 전달해서 문제가 합리적으로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샹그릴라 호텔에서 150여 명의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세계 경제, 물류, 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한 싱가포르의 각계각층에서 맹활약하시는 모습을 보니 아주 든든하고 자랑스럽다”며 “저와 정부는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키워서 동포 여러분께도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교 50주년을 앞둔 우리 두 나라가 새로운 반세기를 더 큰 도약으로 열어갈 수 있도록 동포 여러분께서도 가교 역할을 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싱가포르에서 다방면의 활동에 큰 성공과 건승이 따르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라오스에 도착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호주·라오스·베트남·태국 정상과도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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