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들이 단어나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 요즘 여러 차례 전해 드리게 됩니다. 어느 정도길래 이런지 조사를 해 봤더니 교사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정도는 더 심각했습니다.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세로로 서 있는데 왜 '가로등'이냐고 반문하는 학생,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을 '시장에 가면 반찬이 많다'고 풀이하는 학생,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왜 욕을 하시느냐"고 따지는 학생, '금일'은 금요일, '사흘'은 4일을 뜻한다고 확신하는 학생, 일선교사들이 꼽은 대표적 문해력 저하 사례들입니다.
[조재범/초등학교 교사 : 진도도 당연히 늦어지겠지만, 학생들이 이해를 많이 못 해요. 임진왜란에 대해서 배운다면 '수군'이라고 하면 이게 해군을 말하는 것인데 '수군수군대다'로 알고 자기들끼리 웃고 있고….]
전국의 교사 5천8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말,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응답자의 91.8%는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46.6%는 "한 반에서 10명 중 2명 넘게 글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전보다 수업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직각, 평각, 청자, 백자 등 한자를 토대로 한 용어가 많은 수학이나 사회, 과학 과목은 용어 설명에만 따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교사들은 말합니다.
단어 뜻을 몰라 이해를 포기하고, 무조건 암기를 택하는 학생들도 꽤 많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읍니다.
교사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매체의 과도한 사용과 독서량 부족, 그리고 어휘력 부족을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봤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문해력을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소리 내어 글을 읽고, 모르는 단어는 찾아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홍지월, VJ : 신소영)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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