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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환경부, 일회용컵 무상제공 금지 검토…추진 과정서 ‘여론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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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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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환경부가 작성한 ‘일회용컵 보증금제 축소 계획’ 대외비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문건에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추진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신 ‘일회용컵 무상제공 금지’를 추진하기 위해 소상공인 등을 동원해 여론전을 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증금제는 일회용컵을 사용할 때 보증금 300원을 내고, 반납할 때 이를 돌려주는 제도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환경부 내부 문건에는 ‘우군화 가능성이 확인된 그룹을 적극 활용해 대안 검토 과정을 객관화해 여론 환기를 유도한다’, ‘선도지역 성과 및 대안 마련은 우리 부(환경부)가 주도하되 결과는 학계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 공개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중단을 위해 ‘소상공인 업계가 국회에 문제 제기하도록 유도한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대안에 대해 질의 표명하도록 유도한다’ 등의 계획도 포함돼 있었다.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신 일회용컵을 돈 받고 팔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회용컵 판매수익은 일회용컵 배출 및 회수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텀블러 등을 이용한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게 환경부 방안이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일회용컵 보증금제 철회 이후 받았던 ‘환경정책 후퇴’라는 비판을 무마하고, 플라스틱 사용량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의원은 “환경부가 정리한 평가 및 대안 정책을 학계 전문가가 대신 공개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라며 “마치 객관적 결과인 것처럼 한마디로 국민을 속이겠다는 기만적인 자료”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의 지시인가, 아니면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지시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완섭 장관은 “제가 그 문서는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2022년 12월 제주와 세종에서부터 시행된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내년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환경부는 ‘소상공인 부담’ 등을 이유로 확대 시행을 연기하다가 지난해 11월 정책을 철회했다. 대신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제도를 시행하도록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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